청탁금지법 시행 첫 주말, 업계 표정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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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시행 첫 주말, 업계 표정 엇갈려

  • 승인 2016-10-03 13:21
  • 신문게재 2016-10-03 8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화훼, 골프장 등 직격탄을 맞은 업체 울상

공무원 가족과 함께 지내는 주말에 반색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맞은 첫 주말, 관련 업계의 표정이 엇갈렸다.

화훼, 골프장, 대리업계 등은 직격탄에 일부 관계자들는 울상을 짓는 반면, 공무원들은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주말에 반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법 적용 대상들은 시범 케이스에 지목되지 않기 위해 이른바 ‘3`5`10’ 규정 이상의 금액을 지출하지 않는 등 움추린 모습을 보였다.

화환으로 뒤덮이던 주말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은 풍경이 달라졌다. 이날 대전 지역 한 대형예식장 주말마다 홀 앞에 화환으로 가득 차 줄이어 있던 풍경은 사라져 있었다. 홀마다 3~4 개의 화환만 서 있을 뿐이었다.

예식장 직원은 “큰 홀은 보통 세울 공간이 없어 못 놓을 정도로 왔었는데 이제는 절반 이하로 줄은 모습”이라고 했다.

하객들도 ‘경조사비 10만원’에 잔뜩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결혼식 이후 접대하는 뷔페 식사조차 혹시 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예식장 측에 문의도 쏟아지기도 했다.

지역 내 장례식장 화환이 사라진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장례식장 특실은 보통 50개 이상의 화환이 배달됐지만, 현재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었다.

다음 날인 2일 골프장은 예전과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가을 날씨가 시작되면서 손님이 많아져야 하는 시기다”이라 “날씨도 흐려서인지 지난해 예약이 많아 예약 불가했는데 이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휴인 주말 대리운전 업계는 김영란법 직격탄을 맞은 상태였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평소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일찍 나오면 많게는 10건까지도 콜을 받을 수 있었는데 김영란법 때문인지 지난주 금요일에는 4건밖에 받지 못했다”고 했다.

공무원 등의 반응은 달랐다. 주말마다 업무 관련자들과 골프를 치거나 경조사를 챙겨야 하는 업무의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오히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고 반색하고 있다.

시 공무원 김씨(45)는 “토요일에 가족들과 영화보고 외식하는 등 함께 휴식을 취했다”며 “몇 년만에 이런 주말을 보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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