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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중한 한글 훈민정음 창제는 1443년 12월 세종대왕이 공포하였다. 이어 1446년 9월에 훈민정음의 원리와 사용법을 책으로 만들었다. 이 날이 양력으로 10월 9일 오늘날의 한글날이다. 훈민정음은 한자와 달리 28개의 글자였다.
그 후 훈민정음은 중국의 사상과 학문에 밀리어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세기에 ‘한글’이란 이름으로 1913년 문법학자 주시경 선생에 의하여 처음 사용되었고 그 표기법도 더욱 발전을 하였다. 이 한글이란 이름도 언문, 언서, 반절(反切), 암클, 아햇글, 가갸글, 국문, 조선글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다가 순 우리말인 오늘날 한국어로 정착이 되었다.
1997년 우리 한국어가 세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 세계에서 몇 안되는 모국어로써 인류가 길이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미국 켈카코 대학의 맥콜리(McCawley)교수는 한국의 한글날 10월 9일은 인류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로 생각하였고 또한 자신의 기념일로 삼았다 하니 우리로써는 고마울 뿐이다.
세계에는 약 4천여개의 언어중에 문자로 적을 수 있는 것은 불과 40여종 밖에 안된다고 한다. 어느 통계에 보니까 우리 국민의 국어점수는 평균 58.26점이라고 한다.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는 80,90,100점을 맞으면서 자신의 피 속에 흐르는 자신의 모국어는 58.26점이라 하니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예로 호주 대륙에는 250종의 토속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25종 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동남아권에서 영어교육을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라가 ‘대만’ 이다. 특히 영어는 이 나라 수도 타이페이 시내권 학교의 전략 과목중에 하나이다. 학교의 반 마다 학생 2~4명이 번갈아 가며 자신의 학교 웹 사이트에 영어로 학급소식을 써 넣는다. 웹사이트에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같은 영어소설을 읽고 나서 올린 영어 독후감이 즐비하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 중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에서도 일찌기 영어 공용화론이 일었다. 지난 1999년에 이미 일본어를 공용어,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하는 법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강대국 미국 언어인 영어가 세계 언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력, 달러, 하이테크, 대중문화와 더불어 영어는 오늘날 미국이 행사하는 막강한 파워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제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현실론 앞에서는 이념도, 과거의 갈등도 다 묻혀 버린 것이다.
현재 미국이 잠재적 경쟁상대로 꼽히는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학사 학위를 받으려면 ‘밴드(Band)4’라는 영어능력 인증 국가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과거 냉전시대 미국의 라이벌이었던 소련이 해체된 후 1992년부터 러시아에는 영자신문 ‘모스크바 타임스(The Moscow Times)'가 등장했다. 모스크바에는 영어로만 강의를 하는 러시아 학교가 생겼다. 젊은 사업가들은 시간당 50달러를 주고 영어를 배우고 있다.
베트남은 약 1백년간 프랑스 식민지였다. 그러나 프랑스어는 이제 흘러간 옛 노래이고 새로운 국민언어의 히트곡은 단연 영어이다. 호치민시에는 사설 영어학원이 2백개가 넘고 하노이에도 40여개가 있다. 영어는 다름 아닌 베트남 전쟁 당시 수 많은 자신의 동족을 ‘적대국가’ 미국의 언어인 점에 아이러니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애오라지 베트남 국민들이 죽기 살기로 추진하고 있는 도이모이(경제개방정책)앞에는 적군도 반대파도 없다는 것이다.
세계 언어학자에 의하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은 약 5억 1천여만명이고, 공용어로 쓰는 사람은 3억5천명이다. 그리고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1억명이라고 한다. 따라서 현재 전 세계의 55개국에서 약 10억여명이 영어를 모국어 또는 공용어로 쓰고 있다는 얘기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영어의 세계 지배는 더욱 강한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다. 인터넷 야후 검색 엔진에서 ‘컴퓨터’를 영문으로 입력하면 1억3천7백만건의 정보가 나온다. 반면 한국어를 입력하면 겨우 99만건이다. 약 1백43배의 정보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작금의 세계화 정보화 시대의 반열인 국제경쟁시대에서 한국어와는 비교가 안된다.
영어의 세계적 확장에 두려움을 느끼고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이다. 영어의 침투가 거세지자 프랑스는 1994년 ‘프랑스어 사용 관련법’을 만들어 프랑스어를 보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상품의 이름과 사용설명을 프랑스어로 써야 한다. 라디오 방송물의 최소한 40%는 프랑스어로 된 자국 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한다.
그러나 영어의 힘은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냄새처럼 프랑스에도 솔솔 전파되고 있다. 지하철 광고판 다섯 개중 하나는 영어로 되어 있다. 파리 근교에 있는 아메리칸 스쿨과 브리티시 스쿨에 들어가려는 조기영어 후보군들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한국어는 세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둥록된 찬란한 문자유산이다.자랑스런 우리 한글을 사랑하자!
/김우영(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 김우영(작가·대전중구문학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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