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빠름과 느림, 그 속에 모범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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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향만리] 빠름과 느림, 그 속에 모범시민

[김선호의 人香萬里] ‘초인종 의인' 故 안치범님을 생각하며

  • 승인 2016-09-30 01:00
  • 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 가수 임창정이 '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에게 남긴 글/출처=임창정 인스타그램
▲ 가수 임창정이 '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에게 남긴 글/출처=임창정 인스타그램


지난 22일 목요일 오후 전국 으뜸의 효孝 문화의 성지라고 까지 말할 수 있는 뿌리공원을 찾았다. 그야말로 땡볕아래서 관계 공무원 및 유관기관 단체 임직원, 노무자들까지 다음날(23일)부터 3일간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5. 2016 국가 유망축제 ‘대전 孝 문화 뿌리축제’ 행사 준비 마무리 및 점검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박용갑 중구청장 부터 구슬땀을 흘리는 노무자들까지 일사분란한 것이 장관이었다.

문제는 성실히 목민관이나 높다는 자리에 있는 이들의 행태를 보면 가히 목불인견이 다반사라는 점이다. 자신이 마땅히 해야할 일은 거의 느림보 수준이거나 게으름을 떤다.

심한 경우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귀찮은 주민들의 요구사항이나 항의사항 송사사항 등 골치 아픈 것 등은 최대한 시간을 끌어 자신의 임기에는 은근슬쩍~./ 반면에 자신을 빛낼 수 있는 일이거나 낯을 비칠 수 있는 행사나 장소는 마치 뭐처럼 날렵하고 날쌔게 얼굴을 디민다.

물론 가식적으로 일히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서. 자신의 입신양명立身揚名과 더욱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는 일과 기회가 되는 노릇이라면 밤낮 없이들 바쁘시다. 나라의 명운은 안중에도 없어보이듯이.

어떤 큰 행사 전에는 반드시 테이프 커팅식을 치루는게 일반이다. 그런데 거기에 나타나는 면면들을 보면 거개가 그 큰 행사가 있기까지 어떤 도움이나 피땀을 흘리지 않은 그저 사회의 인사라는 네임 하나로 행세한다.

사실은 그 자리엔 뼈빠지게 일한 숨은 진정한 일꾼, 감독 , 총책임자 같은 이들이 나서서 행해야 함이 마땅하고 당연한 노릇이다. 실로 이 서글픈 잘못된 의식이 고쳐져 모든 이런 의례가 바로 잡아질지 개탄할 일이다.

참 지도자가 많이 나와 올바른 개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실 진정한 대우, 박수를 받아야 하는 이들은 공공 화장실을 자기 가정의 것처럼 반들반들 윤이 나게 매일 수시로 닦고 또 닦는 분들, 이른 새벽 남들 다 수면에 있을 때 위험을 무릎쓰고 거리 청소를 하는 분들,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시는 교통에 종사하시는 분들 경비 보시는 분들, 어찌 일일이 열거할 수 있겠는가.

음지에서 자랑하지 않고 얼굴을 빛내는 일이나 영달에는 느림도 게으름도 아닌 전혀 무시하고 오로지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이 진정한 이 사회 이 나라의 숨은 일꾼, 지도자, 모범시민이신 것이다.

정녕 바라는 건 이분들에게 국회의원보다 각 분야의 높은 지도자보다 진정한 마음으로 존중심과 예우다. 특히 봉급 등에 대한 처우 개선에 획기적인 대접을 최우선시하는 풍토가 전 국민의 마음에 자리매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난 20일 자신이 세들어 사는 집에서 불이 나자 제일 먼저 나와서 빌딩에 기숙하는 소중한 인명을 초인종을 눌러 대피케 하고 정작 자신은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간 젊은이가 있다.

삶에 있어서는 실로 느림보, 남 돕는 일 1등 시민, 남 구하는 일에는 특등 시민. 이 시대에 진정한 ‘의인(義人) 故 안치범(28) 님.

공익근무생활 중에도 장애아동을 몰래 도우며 자신의 직업구함엔 느림보였던 당신, 고 안치범 님, 소천하셨으니 그곳에서 복락 누리시기를.

빠름과 느림. 상대적인 아아러니면서도 서로 상보적인 연인관계 아닌가, 아니 그런가.


/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수필가


▲ 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수필가
▲ 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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