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이 시발점이 된 조기 취업한 대학생들의 학점을 인정하는 일명 ‘취업계’논란이 교육부의 ‘특례규정’으로 일단락됐지만 학사 운영 규정 적용을 두고 지역 대학들이 고심하고 있다.
발빠른 대학들의 경우 29일부터 학사 개정에 나서는 등 후속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어느 수준까지 구제할 것인지는 논의 대상이다.
그동안 허위로 조기 취업계를 내고 취업 공부를 하거나, 취업후 조기 퇴직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던만큼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경우 선별 문제도 관건이다.
지난 26일 교육부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시행으로 논란이 제기된 조기취업 학생에 대한 학점부여와 관련해‘각 대학의 자율적 학칙개정으로 취업한 학생에 대한 학점부여가 가능하다’는 공문을 각 대학에 내려보냈다.
대전권 대학들은 취업난이 심각한 지방대학 입장에서 취업계 인정은 필요하다는 전제 조건 하에 비교적 빠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충남대는 교육과정이 충실히 이행하면서 대체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미 충남대 측은 교육부 권고 이전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양강좌등은 사이버 수업으로 변경할 것 등을 권고한 상태다.
충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서 학습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다음학기 부터는 사이버 강좌를 활용하도록 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당장 이번학기를 위해 학칙을 고칠 것인지를 대학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대는 29일 교무회의를 열고 학칙 개정을 결정했다. 취업한 학생의 수업을 공결로 인정하는 것은 교육법에 위배될 수 있는 만큼 다른 대안을 찾았다. 많은 사이버 강좌가 개설된만큼 이를 활용해 교양 수업을 들을 경우 전공과 유사한 과목은 대체 과목으로 인정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취업 학생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확인서를, 창업학생은 법인 설립 인가가 있을 경우 사이버 강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배재대는 이번주까지 개정 규정을 준비해놓고 있으나 학사측에서는 최대한 수업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취업분야 측에서는 폭넓은 해석을 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고심하고 있다.
당초 건강보험료를 내는 정규 취업자에 대해서만 조기 취업자로 인정하려 했으나 최근 기업들이 인턴과 수습, 교육생까지 다양한 형태의 직원을 선발하고 있어 어디까지 취업자로 인정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역대 관계자는 “오랜시간 관행으로 굳어져왔고, 실질적으로 기업체들이 신규 직원 선발 시기를 일률적으로 변경하거나 대졸자만을 선발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마음먹고 위장 취업을 할 경우 이를 잡아내기는 사실상 어려운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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