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중복에 시만 바라봤던 자치구 실망감 토로
권선택 대전시장이 민간·가정어린이집 영유아와 직원의 상해보험료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가 지원을 위한 예산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예산 부서의 실무심사에서 번번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각 자치구에선 사업 중복을 우려해 시의 예산 지원만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이 적지 않다.
29일 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권 시장은 지난 2014년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간·가정 어린이집 지원 확대를 공약했다.
공약 가운데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들의 안전공제회 영유아 생명·신체 피해 공제 의무 가입과 공제료 납부에 대한 시의 지원이 담겨 있다. 쉽게 말해 어린이집의 영유아와 직원의 상해 보험료를 시가 지원하는 것이다.
시는 권 시장의 약속 사업인 만큼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공제료 지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예산 부서 심사에서 지속적으로 삭감됐다. 실질적으로 사업에 지원된 예산은 단 한 푼도 없게 됐다.
시 관계자는 “시장의 약속사업인 만큼, 예산 계획을 세웠지만 우선순위 등에서 밀려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 부서에서도 한정된 부분이 있다보니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사업 예산을 편성하려던 자치구 입장에서는 시와의 사업 중복을 우려하며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고 있다. 서구만이 장종태 서구청장의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자체 예산으로 해마다 7000만원 상당의 공제료를 지원하고 있다.
동구와 중구, 유성구, 대덕구에 위치한 민간·가정 어린이집은 지금까지 공제료를 자부담하고 있다. 자치구별 재정여건 등에 보육서비스의 동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 5개 구청장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되며 시 차원의 일괄가입을 건의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어린이집 영유아 안전보장과 보육서비스의 격차 해소는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다뤄야할 문제로, 시에서 어린이집 공제회에 일괄가입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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