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이 프랑스 요리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한국의 집’을 위탁관리하는 한국문화재재단과 맺은‘한식문화 세계화를 위한 업무협약서’는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22조를 위반해 원천무효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르재단은 ‘청와대가 개입해 기업으로부터 486억원을 모금했다’고 야당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법인이다.
2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은 “한국문화재 재단의 한국의집 관리 위탁 계약은 올해 12월에 끝나는 데 유효기간 5년짜리 업무협약서를 맺었다”며 “이는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22조 2항 ‘관리수탁자가 다른 사람에게 위탁 재산을 사용·수익하게 할 경우 관리위탁 기간 내에서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이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제출받은 미르재단과의 ‘한식문화 세계화를 위한 업무협약서’에 따르면 협약의 유효기간은 5년이며, 협약 해지에 귀책사유가 발생할 경우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조 의원은 “문화재청의 승인도 없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위탁범위를 넘어선 행위”라며 “법령을 위반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업무협약을 해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국유재산법 제 29조 제2항에 따르면 관리위탁을 받은 자는 다른 사람에게 위탁 재산을 사용·수익하게 할 경우 중앙관서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 22조 제2항에 따르면 관리수탁자가 다른 사람에게 위탁 재산을 사용·수익하게 할 경우 관리위탁 기간 내에서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미르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해 문화재청에 미리 보고했지만 문화재청은 정식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재단이 알아서 할 업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무협약 내용이 명백히 국유재산법 시행령을 위반하고 있고,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정식 계약이 체결되는 만큼 주무관청인 문화재청이 이에 대해 제재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의원은 “자격이 없는 자와 맺어진 업무협약은 원천 무효”라며 “한국문화재재단은 스스로의 권한을 넘어선 MOU를 체결한 만큼 향후 이에 기반한 정식 계약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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