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토와 버섯 / Chaperon et les Champignons / 68x45cm/ Acrylic on Vintage Wall Paper / 2010. |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리프레쉬 휴가와 일상에 상큼한 에너지가 깃들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롯데갤러리 대전점은 30일부터 프랑스 작가 나탈리 레테의 특별전 '러블리 레테' 전시를 선보인다. 이국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시리즈의 신작들과 판화, 도자기, 패브릭 아트, 세계 유수기업들과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아트상품, 그리고 그에 영감을 준 다채로운 원화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나탈리 레테는 국내·외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지만 정작 작품을 제대로 소개하는 자리는 없었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대대적인 특별전의 형식과 연계하여 진행, 그녀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인 아버지와 체코출신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탈리 레테는 프랑스 파리 뒤페레 응용예술학교에서 패션디자인, 에꼴 데 보자르에서 판화를 전공했으며, 현재 드로잉, 페인팅, 도자기, 섬유예술, 봉제인형, 북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작가는 작업 초기 '마띠아스와 나탈리'라는 그룹으로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조각설치 등의 공동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후 홀로서기를 시도한 그녀는,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장난감, 새, 꽃, 에펠탑, 전래동화 등을 사용하며, 다양한 매체를 적절히 자신의 작업에 개입시킨다. 주로 빈티지 장난감이나 골동품을 수집하며, 그것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작가는 독특하면서도 풍부한 색과 즐거운 분위기 그리고 시적인 느낌으로 보는 이를 어린시절의 추억으로 이끈다.
작가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완성된 것은 동·서양의 문화적 유산을 동시에 이어받은 집안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비단이나 공예품에 자주 등장하는 화려한 패턴과 동유럽 문화의 조화는 그림을 매우 회화적이면서도 장식적인 화면으로 이끌어 갔다. 레테의 트레이드마크인 원색적이면서 화려한 과장된 꽃무늬, 복고적인 패턴은 2016년 패션계를 강타하고 있는 맥시멀리즘(maximalism)과 맞닿아 최근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
단순히 귀여운 동화 같지만 나름의 스토리가 느껴지는 작가의 작품세계는, 동양의 정적인 특성과 서양의 동적인 에너지가 공존하는데, 이러한 다중성은 그녀의 작품을 계속 들여다보게 하는 매력 중 하나다.
한편,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미술계를 넘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레테는 매년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각박해진 현대사회 안에서 예술은 다양한 역할을 한다. 어렵게 느껴지는 동시대 미술 안에도 심각한 담론만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거나 위로가 되는 예술도 필요하며, 그것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따뜻해지고, 잠시라도 미소 지을 수 있다면 우리 삶도 보다 풍요로워 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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