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제대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준혁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졌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가능성 많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큰 위안이다.
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두산전에서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5-8로 9회 말 2사까지 몰린 상황에서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를 하는 데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마운드에서는 김재영(0.2이닝), 김용주(0.2이닝), 김범수(0.2이닝) 등이 짧은 이닝이지만 나름대로 제 몫을 해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김범수는 데뷔 첫 승을 거두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타선 역시 박준혁, 김주현, 장운호, 오선진 등 젊은 선수들이 교체 투입돼 제 역할을 해줬다.
9회 2사의 패배 직전에서 불씨를 살린 것은 장운호였다. 대타로 나와 중전 안타를 쳤다. 이어 하주석과 박준혁이 볼넷을 얻어내며 홍상삼을 무너뜨렸다. 오선진은 바뀐 투수 김성배를 상대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성근 감독도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김범수가 의미 있는 첫 승을 거뒀다. 젊은 투수들이 두산 타선을 잘 막아준 것이 컸다”며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투타 모두 젊은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분발해 두산을 이긴 것이 큰 수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12-7로 승리했다. 장운호는 한점을 뽑아낸 후 침묵하던 타선을 깨우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6회에는 팀이 달아나는 귀중한 2타점 적시타를 또다시 치며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박준혁은 대타로 나와 천금 같은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2-3으로 지는 6회 초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우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박준혁은 프로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하주석도 이날 톱타자로 나와 1안타를 포함 네 번을 출루하며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냈다. 투수진에서는 이태양과 장민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태양은 선발로 나와 4.2이닝 3실점으로 조기강판됐지만, 4회까지 LG 타선을 잘 막아냈다. 장민재는 구원으로 나와 2.1이닝을 책임지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한화는 벌써 내년시즌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10월3일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할 선수들을 꾸리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캠프까지 함께 준비 중이다. 김 감독은 27일 경기 후 2군 투수들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했다. 젊은 선수들 대부분이 마무리 캠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가을 연습은 내년 전력 육성이 목적이다. 그래야, 내년 구상을 할 수 있다. 가을에 연습 안 하면 봄에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지금보다는 내일을 기약해야 하는 시기다. 이런 때 주어진 기회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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