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램 탐방차 독일을 찾은 김연우(오른쪽)·최지현씨가 철도박물관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독일 현지 트램 탐방 다녀온 지역 대학생 당찬 지적
트램, 교통약자 배려 눈에 띄지만 교통혼잡 우려도...“사회적 합의 이끌어내야”
“트램 건설에 앞서 선진적인 교통문화와 시민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철도를 공부하고 졸업 뒤 철도기관사를 꿈꾸는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김연우씨(26)는 27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대전상공회의소(회장 박희원)가 지역인재들에게 자유로운 해외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인재육성사업’을 통해 지난 8월 13박 14일 일정으로 독일에 다녀온 후기인 셈이다.
김씨는 같은 과 동갑내기 친구 최지현 씨와 함께 ‘트램-친환경 도시철도의 미래를 묻다’라는 탐방주제 아래 베를린, 뉘른베르크, 드레스덴 등지를 다니며 현지에서 운행중인 트램을 살펴보고 철도박물관을 견학하기도 했다.
인구 60만의 작은 도시 드레스덴에서 두 학생이 느낀 건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였다.
김씨는 “도시 정류장 전체가 저상 홈으로 이뤄져 있어 유모차, 휠체어를 이용하는 교통약자들이 열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며 “열차 내에는 일반적인 하차버튼 외에 교통약자들을 위한 버튼을 별도로 만들어 하차할 때 승강장과 열차를 연결하는 도크(dock)가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또 “도심 속 트램 선로는 잔디와 나무 등으로 매립해 도심 열섬효과를 낮췄고 쾌적한 거주환경과 도시 미관에 이점을 주고 있는 건 앞으로 대전도시철도 2호선 도입 시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베를린에서는 트램을 타보고 역을 찾아다니며 인구 300만이 넘는 대도시에서 트램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살폈다.
베를린에는 22개 트램노선과 지하철노선 10개, 147개 버스노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돼 있는데 지역별로 노선분담을 달리해 각각의 교통수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데 이들은 주목했다.
김씨는 “베를린의 도로는 평균 10차선이 넘을 정도로 넓지만, 대전은 도로폭이 넓지 않아 트램 전용차선을 설치한다면 극심한 교통혼잡을 유발할 것”이라며 “도심은 지하철을 중심으로 하고 버스와 트램의 중복구간을 조정해 교통분담을 이뤄낸다면 트램운영의 효율을 높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두 학생은 무엇보다 독일인들의 선진적인 교통문화가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최씨는 “독일 탐방 내내 단 한번도 불법유턴을 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서 “트램의 취약점 중 하나인 차량과의 사고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의 교통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대전도시철도 2호선으로 트램을 추진하는 데 대해 지역사회에서 여전히 논란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대전시와 시민 간 소통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2호선 건설에 앞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통합을 이끌어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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