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흉물 처치 위한 시도조차 안한 것은 아쉬움
오랜 기간 방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스런 건축물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지원 사업이 타 시·도들만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대전지역 5개 자치구 가운데 국토부가 추진하는 방치건축물 정비사업에 지원 서류를 제출한 지자체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26일 대전시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 23일 마감한 공사중단 방치건축물 정비사업 2차 선도사업 공모에 대전지역 5개구는 응모하지 않았다.
당초 이 사업은 지난 19일이 마감이었음에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20여개 지자체 외에 추가 신청한 곳이 한둘이 아니어서 접수 기간을 연장하기까지 했다.
국토부는 수년째 공사 중단으로 도시 미관을 훼손하고,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처리 방안을 고민해 왔다.
사업 특성상 재정문제와 특혜시비 논란 등도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방치건축물에 대해 고민하는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도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대전에 공사 중단 후 2년 이상 방치된 건축물은 모두 9곳에 달한다.
안전 등급이 미흡 상태인 C등급인 곳이 적지 않은데다가 15년 이상 장기 방치돼 도심 속 흉물로 자리잡은 곳만도 7곳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전 5개구에서는 처치 곤란한 방치건축물의 실마리를 풀어주기 위해 중앙정부가 제공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시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수요 조사까지 하라고 지시했지만, 분담액 부담과 건물 유치관계에 따른 복잡한 권리 문제 등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는 게 각 구의 해명이다.
이 가운데 사업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치건축물에 대한 민간소유권자가 있기 때문에 법적 문제나 재정의 필요성 등에 견줘 지자체로서는 정부의 지원 정책에도 주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선도사업 응모를 통해 골치거리나 다름없는 방치건축물의 해결 방안을 찾아보려는 시도조차 없었던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성토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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