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율 부추기는 게 아니냔 지적도
치킨, 중국집에서 주류 배달이 허용되면서 충남지역 청소년 음주율을 높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전까진 치킨, 중국집 등 업소 내에서만 소비자에게 주류 판매가 가능했지만 7월 29일부터 주류 관련·규정을 바꾸면서 배달이 허용됐다. 업소뿐만 아니라 마트에서도 고객이 직접 구매하고서 집으로 배달을 요청하면 가능하다.
업주들에겐 희소식으로 다가왔지만 청소년들이 집에서 음식과 함께 술을 시킬 경우가 문제다.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주류 주문을 담당하는 이가 있을 정도다. 업주들도 혹여나 손님이 끊길까 어려보이지만 쉽사리 주민등록증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충남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술 배달이 안 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업주들 사이에서도 매출 때문에 암묵적으로 배달했다”며 “10대인지 20대인지 헷갈리는 이들이 주문했을 때 주민등록증을 요구하면 혹여나 가게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까 따로 묻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충남지역 음주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충남지역 청소년 음주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는 비율은 2014년 20.8%에서 지난해 19.4%로 줄었지만 전국 평균 16.7%를 웃돌고 있다. 주류 관련 규정이 바뀐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류 배달 허용이 청소년들의 음주 문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쉽사리 단속을 못 하는 사각지대도 청소년을 술에 노출시킨다.
업소가 아닌 집에서 배달할 경우 단속을 펼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집에서 주류를 배달시키면 사실상 단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단순히 주류를 배달하는 업주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호기심에서라도 청소년기 음주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산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관계자는 “14세 이전에 알콜을 섭취하면 전두엽 발달에 지장을 준다”며 “청소년기 음주는 중독에 더 쉽게 빠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포=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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