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정래 작가의 '풀꽃도 꽃이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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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정래 작가의 '풀꽃도 꽃이다'를 읽고

  • 승인 2016-09-25 13:51
  • 신문게재 2016-09-26 22면
  • 정현수 강경역사문화연구원 전문위원정현수 강경역사문화연구원 전문위원
▲ 정현수 강경역사문화연구원 전문위원
▲ 정현수 강경역사문화연구원 전문위원
논산독서협회 모임에서 회원들이 함께 읽기로 한 책이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조정래 작가의 '풀꽃도 꽃이다' 이다. 내용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대한 것이어서 더욱 독서 의욕을 돋웠다. 나는 젊어서 한때 초등학교 교사로 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조정래 작가는 책머리에서 연간 40조원이 넘는 사교육의 병폐는 정부, 교육계, 사회, 학부모의 책임이라고 했다. 따라서 모두가 공동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내일은 점점 나락으로 치달아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조 작가는 온갖 꽃들의 봄 향연의 찬미와는 달리, 침울하게 가라앉은 학생들의 분위기에 편승, 그들만이 구사하는 용어를 내 뱉으며 1등만을 강조하는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나열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강교민 선생을 통해 학교교육의 문제점과 사교육의 병폐를 지적하고, 방황하는 학생에게 교육적 상담이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를 논하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정부정책에 따라 교육정책도 바뀐다. 이명박 정권의 일제고사 부활은 성적의 순위를 매김으로써 치열한 경쟁을 유발했다고 지적한다. 일제고사의 석차를 공개하여 1등만을 강조하는 학교, SKY대학을 소망하며 자식들을 사교육장으로 내모는 학부모,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는 생각. 엄마들의 극성을 견디지 못한 자식들은 결국 반항심에서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공부에는 관심 없는 학생들이 일찍부터 일진회라는 조폭이 되어 선량한 친구들을 괴롭히는가 하면 입에 담지 못할 패설과 폭력, 심지어 여교사 성희롱 등 불량아, 패륜아 등으로 전락하는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소설화했다.

소설의 주인공 강교민 선생은 학생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으로 영국의 교육가 닐의 말을 인용하기도 한다.

SKY 대학만 주장하는 엄마의 일방적인 욕심 때문에 유현우의 아들인 지원이는 학습의욕을 잃고 방황하던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로 한다. 이때 유현우는 강교민 선생에게 상담해 줄 것을 요청한다.

유현우의 부탁을 받은 강교민 선생이 지원이와 상담을 하고, 그의 애로를 들어주고 위로해 준다. 이로써 지원이는 자살의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또 지원이 엄마 김현희와의 상담을 통하여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허용하도록 한다.

자기 아내가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독서 지도와 토론 등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얼마나 유익한지를 깨닫게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김현희는 크게 변화하고 새로운 엄마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김현희의 친구인 최미혜의 딸 예슬이는 중2때부터 야릇하게 변하여 속성수처럼 커버렸다. 그래서 최미혜는 딸에 대한 걱정과 교육에 대한 문제를 안게 된다. 김현희와 최미혜의 수다를 통하여 교육의 어려움과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그 해결 방안도 모색한다.

조정래 작가는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아이는 사람이다' 라고 말한다.

학교폭력 등 인간의 삶과 학교생활 속에 펼쳐지는 사건 사고, 약자들의 고뇌와 갈등을 주인공 강교민이라는 선생의 교육철학을 인용하여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조정래 작가는 독자들에게 퀴즈를 냈다. 주인공의 이름이 '강교민'인데,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생각해 보았다. 필자는 강력한 교육관과 리더십,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 방법 제시, 교육민주주의를 줄여서 '강교민'이라고 이름을 지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떤 문제에 봉착해 있는 부모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사람, 앞으로 부모가 될 사람, 그리고 이미 아이가 다 컸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아이를 키웠던 사람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정현수 강경역사문화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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