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투자 무색해진 ‘가을야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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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투자 무색해진 ‘가을야구 실패’

시즌 전 전문가들 5강후보로 꼽을 정도로 전력탄탄 시즌 막판 7위에 머물러…투수 운영 실패가 결정적

  • 승인 2016-09-25 13:24
  • 신문게재 2016-09-25 10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 시즌 초반 독보적인 최하위에 머물자 머리를 정리했던 한화이글스 선수들 모습(4월28일 경기 후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시즌 초반 독보적인 최하위에 머물자 머리를 정리했던 한화이글스 선수들 모습(4월28일 경기 후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종착역이 다가오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에도 가을야구 진출이 힘들어졌다. 남은 7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5위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화는 올 시즌 현재(25일 경기 전) 61승3무72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24일 LG전에서 12-7로 대승을 거두면서 5연패를 탈출한 점이 위안거리다.

한화는 지난 2010년대 들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14시즌이 끝난 후 김성근 감독을 전격적으로 영입하면서 팀을 새롭게 정비했지만, 지난 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데 이어 올 시즌도 포스트시즌 실패를 눈앞에 뒀다. 3년간 FA와 외국인 선수에 500여억원을 투자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전 5강이 무난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평이었다. 이용규와 정근우 국가대표테이블세터와 리그 최정상급 타자 김태균, 메이저리그 출신 윌린 로사리오 등 타선의 무게감이 남달랐다. 여기에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던 송창식, 권혁, 박정진에 리그정상급 좌투수 정우람이 가세하면서 불펜을 강화했다. 또한, 지난시즌 맹활약한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시즌 중반 상승세를 타며 하위권과의 격차를 줄였지만, 이후 제자리걸음만 했다. 결국, 또다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눈앞에 뒀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김성근 감독의 지론이자 야구의 정설이다. 이기는 경기를 하려면 투수진이 탄탄해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5.74로 꼴찌 KT에 이어 리그 9위를 기록 중이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선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선발진이 붕괴됐다. 지난해 10승 투수인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안영명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또한, 새 외국인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대체 선수로 기용됐던 영건 김민우와 김재영은 부진을 거듭했다. 수술 후 복귀한 이태양은 컨디션 난조와 재활로 합류가 늦었다. 김성근 감독은 구멍 난 선발진을 불펜진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오히려 체력 저하와 부상으로 이어지며 후반기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했다. 불규칙한 등판 간격이나 선발투수의 불펜 기용 등 무분별한 투수 운영은 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 감독 야구의 핵심은 불펜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부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악순환을 불러왔다. 한화는 올 시즌 전 FA를 통해 정상급 불펜투수 정우람과 전천후 투수 심수창을 영입했다. 좀 더 수월한 불펜 운영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선발의 난조로 불펜이 책임져야 할 이닝이 크게 늘었다. 매 경기 승부를 하는 김 감독의 야구 특성상 선발이 조기에 무너지면 불펜이 긴 이닝을 버텨야 했다. 또한, 정우람, 송창식, 박정진, 권혁, 심수창 등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2~3점차로 지는 경기나 5점 이상으로 이기는 경기에서도 이들이 마운드를 책임졌다. 결국, 많은 투구 수에 지친 송창식과 권혁은 후반기 막판 중요한 승부처에서 부상으로 팀 전력을 이탈하고 말았다.

한화는 투자가 인색하게 올 시즌 또다시 가을야구 실패를 눈앞에 뒀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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