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 메인 포스터. |
환경에 맞게 표현한 언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언어는 사고(思考)의 거울입니다. 거울이 우리의 겉모습을 비춰준다면 언어는 우리의 마음속 사고를 비춰주는 것이지요. 나의 언어생활이 거칠고 아름답지 못하면 나의 사고도 깊이가 없고 형편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름답고 교양 있는 언어생활이야말로 사회를 밝게 하고 자신의 위상을 스스로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말을 구사(構思)하려면 거기에 어울리는 말을 사용해야 하는데, 같은 어휘라도 쓰임에 따라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아니면 일상 언어로 사용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다음 단어들을 볼까요?
1, ‘자맥질’이라는 단어
자맥질이란 ‘무자맥질의 준말로 한자말로는 함영(涵泳)이라고 하는데 물속에 들어가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하는 짓’을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해녀가 바다 속 깊이 자맥질해 들어가 전복과 소라를 따왔다’ 는 경우에 사용 하는데 이때 자맥질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지 않는 일상 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경우에는 의미가 사뭇 다르게 우리 마음속에 와 닿는 것입니다.
-어제 내린 비에
옷이 젖어 오들 오들 떨었습니다.
밤이 되면서 그리움이 몰려오더니
마음을 젖게 하는 군요.
젖은 마음은 벗어버릴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어
날이 밝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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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의 고통 속으로 자맥질해 들어갑니다.-
-김소영 시 ‘자맥질-
여기에서 사용되는 ‘자맥질’이라는 단어는 상대편의 마음에 ‘찡’하는 감동을 줍니다.
상대방의 고통스런 마음과 정서를 공유하기 때문이지요. 별수 있나요. 자맥질하여 다가오는 그 마음 거절할 수 없겠지요. 여성분들이여! 아름다운 우리 말 ‘자맥질’. 기억해 두세요.
-내일은 다른 단어로 찾아갑니다. -
/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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