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사람 이상이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성인 한 사람이 읽는 책은 1년에 9권이라 한다. 하루에 책을 읽는 시간도 채 30분도 되지 않는데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교과서가 아닌 일반 도서를 기준으로, 학생들은 연간 약 30권의 책을 읽어 전에 비해 2~3권 감소했다고 한다. 통계청의 2014년 조사를 보면, 하루 평균 책 읽는 시간이 고작 6분에 불과하다. 10분 이상 책을 본다는 사람이 10%밖에 안 되는데, 카카오톡은 평균 20분가량 한단다.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고 평소에 독서하는 습관이 안 되어 있는 것이 큰 이유라 한다. 폭 넓은 일반 상식보다는 현실적인 취업과 입시 위주의 서적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매체인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역할도 배제할 수 없다. 문명의 이기 속에 편리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이 책을 구입하고 한 장씩 넘겨가며 읽는 수고를 아끼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수동화(analogue)사회에서 자동화(디지털)사회로 바뀜에 따라 우리의 정신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
한국인의 독서율은 2013년 기준 74.4%로, OECD와 유럽연합 주요국 평균 수준과 비슷하다고 한다. 공공도서관 이용률도 32%로, 유럽연합 평균치보다 높다고 한다. 문체부는 독서를 통해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격차를 해소하고, 책 읽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세종도서'를 지원하고, '길 위의 인문학'과 '인문독서 아카데미'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 한다.
매년 4만권의 책이 출간되지만 일인당 독서량은 점점 줄어든다. 독서량은 그 나라의 지적 수준을 알려주는 척도라고 한다. 독서량이 적을수록 그 사회의 혁신과 창의력도 떨어진다고 한다. 독서량을 늘리는 풍토, 지역사회에서부터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독서는 읽는 사람의 삶을 질적으로 풍요롭게 한다. 교과서가 사회적응을 위한 지식을 보관하는 지갑이라면 일반 도서를 읽는 것은 그 지식을 사회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인생 길잡이다. 지하철 역사나 전철 안에 비치해 놓은 책들이 많이 분실된다고 한다. 한 마디로 교양이 없는 사회가 된 것이다. 교양이 없는 사회는 문화가 없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진정한 '문화'란 상부상조 속에서 물질적, 정신적 발전이 있는 문화를 뜻하는 것이라야 하기 때문이다. 수준 있는 문화, 질적 발전이 있는 문화, 인생의 질을 향상시키는 문화, 바로 독서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유성에 시외·고속버스터미널, 대형쇼핑몰,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을 갖춘 복합터미널을 조성할 계획이라 한다. 유성복합터미널에는 3600억 원이 넘는 대형 사업비가 소요된다. 대형 상가, 유명 의류점, 커피숍 등이 주택가와 도시 외곽까지 무성하다. 학교 앞 골목마다 있던 서점이나 문방구는 추억 속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미래를 위한 유성복합터미널에 서점과 대형 도서관을 설치하자. 유성버스터미널은 대전과 세종, 공주, 청주 등 인근 도시의 많은 통학생들이 이용하는 대전의 관문이다. 유성 시민은 물론, 미래의 주역들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고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무더위에 새까맣게 탄 얼굴의 병사들이 한 손에 시집을 들고 시 낭송을 하는 모습을 매체를 통해 보았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교육에 대한 부모의 관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후대들이 책을 읽고 스스로 익힐 수 있는 독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스마트폰, 한시라도 눈을 떼면 왠지 불안한 느낌을 주는 휴대전화, 과연 그러한 습관이 현명한 것인지 자문해 본다. 손에 책이 없으면 불안하고 허전해지는 습관을 기성세대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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