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에 ‘비상 배낭’ 싸는 시민도
경북 경주에서 1주일만에 잇따라 강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공포가 근거없는 괴담을 양산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더 큰 규모의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가 하면, 근거 없는 괴담 등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다시 퍼지고 있는 것.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8시 3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 깊이 14㎞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12일 경주 인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이후 300여 차례 이어진 여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1주일 만에 다시 강한 여진이 발생하자 대전ㆍ충남 지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지진으로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 등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됐기 때문.
충남 홍성에 사는 유모(54)씨는 “지난주에 이어 또 한 차례 진동이 감지되자 집 밖으로 바로 뛰어나왔다”며 “큰 진동은 아니었지만 무서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지진과 관련한 괴담도 SNS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7월 퍼졌던 올여름 부산 등 경남지역에서 명확한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각종 이상현상들과 이번 지진을 연결짓는 글들이 온라인에서 유포되고 있다.
부산 전역에 퍼졌던 가스 냄새나 갑작스럽게 분출된 온천수, 부산 인근 바다에 출몰한 대형 어류 등은 모두 지진의 전조 현상으로 여겨졌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개미들의 떼죽음이 마치 최근에 일어난 일인 것처럼 게시되거나, 경북 울진 해변을 덮친 멸치 떼 동영상이 ‘부산 물고기 떼 출몰’이라는 제목을 단 채 유포되기도 했다.
또 지난 12일 이후 강진이 이어질 것이며 후속 지진은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추측성 괴담도 등장했다.
실제로 일주일만에 전국에서 감지되는 강진이 다시 일어나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전 시민 이모(53) 씨는 “인터넷 상에 퍼지는 괴담들이 사실이라고 믿지는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일주일 만에 진동을 또 느껴 언제 대지진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진에 놀란 시민들이 비상 배낭을 준비하거나 대피 장소를 물색하는 경우도 벌어졌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의 지진 발생 시 국민행동요령에는 대피 방법 등이 분야별로 상세히 나와 있으나, 비상용품의 경우 ‘가정에서 항상 준비해 두자’는 캠페인성 문구와 삽화만 있다.
행정기관에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가 지진에 안전한 지 묻는 시민의 전화가 쇄도하는 상황이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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