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지원센터 논란]구청 넘어 구의회에도 항의 “우리 동네는 안돼!”

노숙인지원센터 새 사무실 인근 상인 20일 구의회 방문해 항의
담당 공무원 “사회복지시설 설치 방해하면 법 저촉” 난감 토로

대전노숙인종합지원센터가 새로 들어선 동구 정동 인쇄골목 인근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구를 넘어 구의회에까지 시설 입주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하면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사회복지시설 설치를 방해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가 법령으로 정해져 있어 담당 직원들은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인쇄골목 내 상인과 주민 10여명은 임시회가 열리는 20일 오전 동구의회를 찾아 한현택 동구청장을 비롯해 박선용 구의회 의장 등에게 거센 반대 의사를 전했다. 이들은 결사반대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시설을 다른 데로 옮길 것을 촉구했다.

일부 주민의 시설 혐오 민원이 나날이 심해지는 데 대해 복지정책과 담당자는 난감함을 토로했다.

사회복지사업법에는 ‘구청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사회복지시설의 설치를 지연시키거나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제한할 근거가 없는데도 불구 계속해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과 상인을 위해 담당 공무원들은 이들을 직접 만나 설득과 회유를 거듭했지만 무조건 시설을 기피하는 주민들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숙인종합지원센터는 지난 13일 새 사무실로 이전을 마치고 정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반대의 뜻을 접지 않았다.

주민과 상인이 계속해 노숙인종합지원센터를 압박할 경우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중간자 입장인 담당 공무원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회복지시설 기피가 법적 다툼으로 퍼지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주민들이 오해하는 부분을 충분히 얘기하고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난감하다”며 “지역 이기주의로 보일 수 있는 사안이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고 완만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