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공감과 협력으로 '소통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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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공감과 협력으로 '소통의 교육'

  • 승인 2016-09-20 13:51
  • 신문게재 2016-09-21 22면
  • 한영숙 대전월평초 교감한영숙 대전월평초 교감
▲ 한영숙 대전월평초 교감
▲ 한영숙 대전월평초 교감
요즘도 '소통'은 교육 현장의 이슈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교육의 문제점 중의 하나가 소통 부족이라고들 한다.

문득 지난 7월 여행 중, 모 TV방송에서 상영된 '꽃보다 누나'의 배경이 되었던 넥타이, 만년필, 달마시안으로 대표되는 크로아티아 국경에서의 일이 떠오른다.

EU국가이면서 센겐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크로아티아는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차량과 사람들에 대해 국경에서 검문을 하고 있었다. 우락부락한 검문소 직원이 우리 차량에 올라타자 차 안 분위기는 갑자기 무거워졌다. 순간 나의 머릿속에 크로아티아 출신 격투기 선수인 '크로캅'이 떠올랐다. 짧은 영어로 '아이 러브 크로캅' 이라고 했더니 무뚝뚝한 검문소 직원의 표정이 거짓말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가워했다. 일순 무거운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면서 이후 절차는 일사천리였다.

이처럼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달라 서로 이질감을 느끼는 무거운 분위기도 '크로캅'이라는 한마디의 소통으로 마치 오래 전부터 친근했던 사이가 된다.

본래 '소통'은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며, 두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말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소통은 본성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인간에게 서로의 감정, 생각, 기대, 처한 상황 등을 공유하는 수단인 것이다.

얼마 전 끝난 '2016 리우올림픽' 육상 여자 5000m에서 진정한 소통 정신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왔다. 뉴질랜드의 니키 햄블린과 미국의 애비 디아고스티노는 결승선을 2000m 정도 남겨두고 넘어지는 불상사를 겪었다. 두 선수의 다리가 엉키면서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디아고스티노는 넘어져 있는 햄블린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디아고스티노는 “일어나서 함께 끝까지 경기를 마치자”면서 망연자실한 햄블린을 독려했다. 두 선수는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다. 힘을 얻은 햄블린은 다시 일어나 레이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정작 디아고스티노는 넘어질 때 충격으로 무릎에 통증을 느껴 곧장 달리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햄블린이 디아고스티노가 일어나는 것을 도왔다. 서로를 격려한 두 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올림픽위원회는 충돌 과정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 두 선수에게 결선 진출권을 줬다.

햄블린과 디아고스티노가 보여준 희생정신을 통해서도 우리는 소통을 배워야 할 것이다.

왕따, 학교폭력, 자살문제와 학업중단 청소년이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증가하면서 학교의 힘만으로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 학생들이 힘들어 할 때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크로캅'이라는 공감 소통과 '햄블린과 디아고스티노'와 같은 협력 소통을 통하여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좌절하지 않게 일으켜 세워 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소통 아니겠는가.

우리 교육에 소통이 필요하다는 걸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면 내 자신부터 돌아보았으면 한다. 결과 위주로 학생들을 평가하지는 않았는지, 교육의 문제점이 누군가의 잘못이라는 편견이 있지는 않았는지….

이제부터라도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로 소통을 한다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교육의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는 근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영숙 대전월평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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