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재발굴조사, 새로운 3개의 고분 확인
횡혈식석실 구조와 목관 소재가 금송으로 왕릉급 추정
백제역사유적지구인 부여 능산리 고분군 서쪽에서 백제 왕릉급으로 추정되는 고분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부여군(군수 이용우)은 지난 6월부터 고분 4기의 실체를 확인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3개의 고분을 추가로 확인했다. 또 기존 4기의 고분 중 일제강점기에 이미 발굴된 적이 있던 고분 1기에 대한 재발굴조사와 또 다른 고분 1기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두 2개의 고분이 왕릉급으로 추정된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다.
이번에 발굴조사 된 2기(8호분과 10호분)는 지름이 15~20m 정도 길이의 횡혈식석실(橫穴式石室, 굴식돌방무덤) 구조인데,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 확인되는 호석이 두 고분 다 봉분 바깥으로 둘러져 있었고, 연도 문밖에서는 옻칠과 함께 금으로 도금된 목관 조각과 금동 못 등의 유물이 발견됐다. 목관의 소재도 수종 분석 결과 고급나무인 금송으로 확인됐다. 금송으로 목관을 짠 사례는 공주 무령왕릉 등 왕릉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어 이번 조사된 고분 2기도 모두 백제시대 왕릉급 고분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발굴 당시 봉분의 모양, 호석, 묘광과 석실 등 조성 당시의 원형이 전체적으로 잘 남아 있어 이번에 발굴한 고분 2기는 백제 왕릉급 고분의 규모와 축조기법, 조성기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 가치도 매우 높은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이번 발굴 성과를 토대로 능산리 고분군에 대한 조사연구를 지속해나가는 한편, 정비복원과 관리 방안을 수립해나갈 예정이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은 일제강점기 3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뤄지면서 15기의 고분이 확인됐고 이후 1960년대 봉분을 정비하다 고분 2기가 추가로 확인돼 현재까지 총 17기의 고분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조사에서 고분 3기의 존재가 추가로 확인되고 이 중 2기가 왕릉급이라는 사실까지 확인됨에 따라 추후 조사가 마무리되면 백제 왕릉의 축조기법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능산리 고분군은 작년 7월 백제 왕릉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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