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감독 = 한화이글스 제공 |
김 감독은 14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6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승엽과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2회 무사 상황에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이재우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트리며 한·일통산 600호 홈런을 기록했다. 1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가운데 몰린 130km 포크볼을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김 감독은 “600개 홈런이라니 대단하다”면서 “이승엽은 체력적인 면에서 준비가 잘된 선수다. 그 몸 관리를 잘해왔다는 게 대단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과 이승엽은 2005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 해 김 감독은 당시 타격 코디네이터로 활동했으며 이승엽은 일본 데뷔 첫 해 부진을 씻고 30홈런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정신부분을 많이 가르쳤다”면서 “연습을 많이 시켜서 힘들었을 것이다. 하루 1000개 이상 배팅을 했다. 못한다고 힘들다고 하지 않더라. 꾀 부리는 선수면 금세 포기했을 것. 그런 과정이 버텨서 이승엽은 강하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삿포르돔에서 30개 홈런을 쳤을 때 나와 함께 기뻐했다. 그 때 일본에서 한국 홈런타자를 얕잡아 봤는데 그 때 홈런으로 홈런타자 반열에 섰다”면서 “그때 내가 처음으로 이승엽에게 잘했다고 했다. 이승엽에게 칭찬 몇번 안했다. 노상 야단만 쳤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승엽의 국제대회 활약상에 대해 극찬했다. 이승엽은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국제대회에서는 48경기 11홈런을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에서는 2-2 동점이던 8회말 1사 1루 이승엽은 일본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역전 결승 투런포를 쳐내며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일등공신이됐다.
김 감독은 “이승엽만큼 국제 대회에서 강한 선수가 있나. 일본에 특히 강했다. 이승엽이 없었으면 올림픽, WBC 영광도 없었을 것. 대단한 선수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나는 이승엽 때문에 야구에 눈을 떴다. 이승엽이 없었으면 일본에 못갔을 것”이라며 “야구가 이렇구나. 이기고 지고가 아니고 야구 감독은 이렇게 하는 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의 은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승엽은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그라운드를 떠날 것이라고 은퇴 시점을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은 “야구선수가 은퇴하는것은 2종류가 있다. 깨끗하게 하는 것과 끝끝내 하는 것. 이승엽에게는 내가 끝끝내하라고 했다”면서 “이승엽은 2군에서 뛰어도 아름다울 것이다. 은퇴는 타자가 자기배팅을 못할 때 하는거다. 힘이 있을 때 은퇴하면 안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구 =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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