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시즌 초반 부진한 출발을 보였던 김태균은 어느덧 각종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태균은 현재(13일 경기 전까지)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푼 167안타 17홈런 117타점 94볼넷 출루율 4할7푼1리 득점권 타율 4할3푼1리 장타율 5할4푼1리 OPS 1.012를 기록하며 한화 타선을 이끌고 있다.
김태균은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타율은 삼성 최형우(3할6푼6리)와 삼성 구자욱(3할6푼3리)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수도 넥센 고종욱(168개)에 이어 SK 정의윤(167개)과 함께 2위에 올라 있다. 타점은 1위를 달리는 삼성 최형우(125타점)과 8타점 차이가 나는 2위를 기록 중이다. 볼넷은 2위 롯데 손아섭과 9개 차이로 앞선 1위에 올라 있다. 출루율은 리그에서 가장 높다. 홈런(17개·공동 26위)만이 조금 아쉽다.
특히 타점이 눈에 띈다. 김태균은 2004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점(106개)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지난 2일 대전 LG전에서 5회 좌월투런홈런을 터트리며 108타점을 기록했다. 이제 김태균은 한화의 레전드 장종훈의 기록을 넘어설 준비를 마쳤다. 1992년 장종훈(빙그레 시절)이 기록한 팀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인 119타점에 단 2개 차로 다가섰다. 올 시즌 17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이 안에 24년간 유지됐던 한화의 역사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장종훈이 가진 구단 통산 타점(1145개·역대 4위)에도 7개 차로 접근했다. 장종훈이 19시즌 동안 작성한 기록을 김태균은 16시즌 만에 근접했다.
김태균에게 장종훈은 우상이다. 두 선수 모두 충청지역 연고 출신의 프렌차이즈스타다. 김태균은 어린 시절부터 장종훈의 경기 모습을 보며 자라왔고, 프로에 와서도 선후배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 우상의 기록을 하나씩 넘어서는 김태균이다. 2005년 장종훈이 은퇴할 당시 자신의 라커를 김태균에게 물려줬다. 김태균은 통산 볼넷 987개로 장종훈의 866개를 지난해 이미 넘어섰다. 개인통산 안타도 지난달 18일 잠실 LG전에서 8회 적시 2루타를 치며 장종훈의 개인통산 1771안타를 넘어섰다.
김태균은 “장종훈 코치님 기록에 다가선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내가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우상이었던 분이다. 대한민국 최고타자의 기록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영광이다”고 밝혔다.
김태균은 현재 자신의 성적보다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주 4연승을 달리면서 공동 5위 KIA·LG와 2.5경기 차를 유지하며 가을야구 진출의 가능성을 살렸다. 17경기가 남아 있어 뒤집기가 쉽지는 않지만, KIA와 3경기, LG와 2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막판 반전을 이뤄낼 수도 있다.
김태균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안타든 볼넷이든 최대한 출루하려고 한다. 내가 나가면 뒤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태균이 레전드 장종훈의 기록을 넘어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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