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고 뜯기고 무너지고’, 재건축에 갇힌 대전 주공아파트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녹슬고 뜯기고 무너지고’, 재건축에 갇힌 대전 주공아파트

대전 5층 주공아파트 6곳 4200여세대 재건축 추진 중 노인과 서민 등 주거공간 다양성 훼손 우려

  • 승인 2016-09-07 18:41
  • 신문게재 2016-09-07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재건축 이유로 장기수선충당금 10년째 없는 곳도

▲ ‘녹슬고ㆍ뜯기고ㆍ무너지고’대전 저층형 주공아파트들이 재건축사업을 이유로 장기수선충당금을 마련하지 않는 등 수선에 미온적이면서 생활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 ‘녹슬고ㆍ뜯기고ㆍ무너지고’대전 저층형 주공아파트들이 재건축사업을 이유로 장기수선충당금을 마련하지 않는 등 수선에 미온적이면서 생활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서민 주택공급을 위해 1980년대 건설된 대전지역 저층형 주공아파트들이 잇달아 재건축사업에 뛰어들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0년 전후의 노후주택을 재건축해 신규주택을 공급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과 노인 등이 거주할 있는 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는 두 가지 시각이다.

대전에서 재건축사업을 진행 중인 저층형 주공아파트는 동구 용운동주공, 중구 중촌동주공, 서구 탄방동주공, 유성구 도룡동주공, 대덕구 법동주공ㆍ와동주공 등 최소 6곳에 달한다. 주공아파트 모두 1981년~1986년 완공했으며, 승강기 없는 5층 이하의 저층형 아파트로 노인과 서민 주거공간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용운주공1단지와 도룡동 1구역 주택재건축사업처럼 착공을 앞둔 곳도 있으나, 대부분 추진위원회이거나 건축세대 등의 사업시행계획서를 구상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대전 주공아파트가 일제히 재건축에 뛰어든 데는 준공한 지 30년 지나 노후됐고 주차장과 체육시설 등이 부족한데다, 최근 아파트보다 저층에 넓은 땅을 가지고 있어 경제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공아파트는 모두 전면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철거 대상 아파트만 4232세대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 아파트가 주거 취약계층이 안정적으로 거주하는 주거 장소이자, 재건축 과정에서 추가분담금 때문에 재정착은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재건축을 준비 중인 주공아파트 한 주민은 “정부가 주거 취약계층에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지원하는데 그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아파트는 주공 저층아파트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재건축을 계획한 주공아파트 상당수가 주택 관리에 반드시 필요한 장기수선충당금 제도를 없애거나 크게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은 공동주택에 보수가 필요할 때 공사비로 충당하는 것으로 도색부터 누수 정비, 상ㆍ하수도관 교체 등 생활환경 유지에 밑전이 된다.

하지만, 착공 시점도 모르는 재건축사업을 위해 일부 주공아파트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아예 없애거나 소액만 만들어 제때 수선을 못 해 주택 노후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조합 단계의 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을 계획한 10년 전부터 장기수선충당금을 없애 돈을 만들지 않는 바람에 세대 방송시설도 못 하고 CCTV도 설치 못했다”며 “빗물 새는 곳이 있어도 임시 수선만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재건축을 이유로 장기수선충당금을 가구당 1500원 수준으로 대폭 낮췄으며, 수년째 폐지했다가 지난해 되살린 곳도 있다는 게 또 다른 주공아파트 관계자의 전언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