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계 금융자본 저축은행들이 지역 금융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
일본기업 등에 업고 월등한 규모로 발 빠르게 영향력 확대
서민대출 ‘예스’ 재투자 ‘노’
일본자본이 서민 금융가계를 잠식하고 있다.
시중 은행보다 간편한 대출 심사와 높은 예금이율 제공으로 틈새를 공략하면서 시장을 확대하면서도 거둬들인 수익은 환원 없이 고스란히 챙기고 있는 형국이다.
6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에 따르면, 지역에서 영업 중인 저축은행은 OK·웰컴·SBI·JT친애·세종·한성·IBK·O2(오투) 등 총 8곳이며 이 중 SBI, OK, JT친애 저축은행은 일본 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SBI 저축은행과 JT친애 저축은행은 각각 일본계 투자금융사인 SBI홀딩스와 J트러스트그룹이 최대주주다.
OK 저축은행도 한국법인인 아프로서비스그룹 경영체제하에 재일교포 3세 출신 회장이 기업을 이끌고 있어 범일본계라 할 수 있다.
규모 면에서 세 업체는 타 저축은행들보다 월등하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상반기 공시자료에서 SBI(3조8000억원)·OK(1조7000억원)·JT친애(1조3000억원) 저축은행 자산을 모두 합한 수치가 전체 업계 총자산(41조3000억원)의 19%에 달한다.
이처럼 큰 자산규모에 힘입은 일본 자본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었던 데는 서민을 타깃 고객층으로 삼은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금융권은 기업·담보대출 중심인 것에 비해 일본계는 주로 소득이나 직업군에서 불리한 서민들을 위한 개인신용대출에 주력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금융시장에 파고들 수 있었다는 평가다.
더불어 예·적금 금리를 타 금융권보다 1∼2% 높게 적용해 단기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서민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킨 것도 일본계 저축은행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문제는 지역 제2금융권시장이 일본계에 잠식되면서 수익 재투자가 없어 서민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업체가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보다 고금리 대출업무에 집중하면서 낮은 진입 문턱을 통해 대출을 받은 서민들이 빚더미에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일본계 저축은행은 지역 금융업계에 부정적 요인이 많다”며 “국부유출은 물론 향토 저축은행의 축소 우려도 있어 결국 서민들만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대식 기자 kds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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