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이 유성초 교감 |
2016년 3월 19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한국의 바둑기사 이세돌이 맞붙는 대결을 지켜보았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을 만든 인간의 대결에 전 세계가 술렁였다. 대결의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인공지능 알파고의 승. 이세돌이 이긴 4국조차 사실은 계획된 인공지능의 프로그램이라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 충격으로 다가온다.
알파고의 승전보는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영국의 증기기관차로 시작한 산업혁명의 역사는 이제 네번째 분기점에 들어섰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 기관차를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 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통한 대량 생산,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발달에 의한 정보화 자동화 시스템이다. 4차 산업혁명은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포함하여 로봇, 3D 프린터, 사물 인터넷 등의 신기술이 핵심동력이 되는 산업이다. 이제 단순한 지식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를 맞이하여 학교와 교육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많은 교육학자와 각계의 전문가들은 모두 그들만의 답이 있을 것이다. 평생을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낸 나에게 대처방법을 묻는다면 나의 답은 바로 '행복한 놀이 교육'이다.
나는 몇 년 전 '창의인성모델학교 프로젝트 활동'으로 놀이 교육을 실시한 바가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을 담임하면서 '굴렁쇠 굴리기 놀이'를 한 종목으로 설정하고 굴리는 방법을 지도하였다. 잘 하는 친구에게 배워 터득하는 학생, 밤에 부모님과 함께 운동장에 나와서 연습하며 터득하는 학생, 방과 후에 반복 연습을 하여 스스로 터득하는 학생, 거의 모든 학생이 굴리기에 성공하여 운동장을 신나게 휘젓고 다닐 때 세 명의 학생만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 때 교장선생님이 고안하여 제작한 굴렁쇠 도움밀채를 활용하여 그 학생들은 굴리는 요령을 터득하게 되었고 성공한 날 기쁨의 함성을 외치며 기뻐서 팔짝팔짝 뛰었다. 굴렁쇠 굴리기에 어렵게 성공한 학생의 기쁨에 찬 함성. 그때 아이들의 함성을 난 잊을 수 없다.
“앗싸! 나도 이제 굴릴 수 있다. 신난다. 야호!”
난 이 장면을 보면서 평생 지도해온 나의 교육 방식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교실 수업만이 정말 교육일까? 나는 평생 죽은 지식만을 전달 해 온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하는 새로운 화두를 받았다. 그리고 내가 내린 작은 결론은 행복한 놀이교육이다.
이제는 학교교육이 소통과 화합을 배우고 융통성과 순발력을 기르는 것이 학교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과 교류하며 개별화된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육은 지식을 어떻게 머리에 넣어주느냐가 아니다. 교육은 배운 걸 적용하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인성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죽은 지식의 사회, 세상은 이렇게 격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 교육도 그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그 답 중 하나로 행복한 놀이 교육이 필요하다. 그 길이 알파고의 시대에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 아닐까?
김승이 유성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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