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 이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며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화는 현재(4일 경기 전) 54승 3무 63패로 7위를 기록 중이다.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한 5위 SK와 단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4위 KIA와는 3.5경기 차다. 그러나 8위 롯데와 1경기 차, 9위 삼성과 2경기 차로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24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치고받기만 하다간 2경기 차를 줄이기가 어렵다. 연승을 타며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한화는 지난 1일 대전 LG전 역전패를 당한 이후 선수단 분위기를 다시 한번 잡았다. 김성근 감독이 경기 후 직접 선수단 미팅을 하고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마음 펴고, 자기 할 일만 하라고 했다. 한화라는 프라이드를 갖고 하자고 했다”면서 “최근 지는 경기에서 미스 플레이가 많았다. 자기 할 일만 하라는 게 쉬워 보이지만 어마어마한 범위다. 이날 이후 선수들 하자는 의식이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는 현재 팀 전력이 안정적이지는 않다. 이용규, 정근우, 김태균, 로사리오 이어지는 타선은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전력을 갖고 있지만, 투수진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진다. 선발진이 불안한데다 권혁과 송창식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해주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다. 한화로서는 정상적인 운영으로는 반전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결국, 김 감독은 투수 보직을 파괴하는 승부수를 걸었다. 일단은 성공적이다.
한화는 2일 LG전에 선발 장민재가 무너지자 또 다른 선발 자원 파비오 카스티요를 불펜으로 투입시키는 강수를 썼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이날 LG에 11-6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다음날인 3일 넥센 전에는 전날 불펜으로 던진 심수창을 선발로 투입시켰다. 이어 선발 자원인 윤규진을 비롯해 7명의 투수를 투입시키며 13-1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특히 연장 11회 말에는 4일 선발 출전이 예상되던 이태양을 투입시키며 승리를 지켜냈다.
한화는 4일 넥센 전에도 전날 불펜으로 나와 1이닝을 던진 이재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 감독은 “이제 2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체력이 아니라 의식이 필요할 때다. 우리는 매 경기가 토너먼트다. 지면 끝이다”라며 “SK시절 19연승을 할 때도 이런 상황이었다. 선발투수 없이 경기 끝난 후 다음날 선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을 펴고 하나라는 의식을 가지면 19연승, 20연승도 할 수 있다. 결과 먼저 생각하고 계산하기 시작하면 안 된다. 자기 할 일만 하면서 따라오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을 했다. 하지만, 부상선수들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6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경험이 막판 순위싸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김 감독은 내다봤다. 김 감독은 “지난해와 올해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선수들이 해보자는 의식이 있더라. 송창식과 권혁이 자리를 비우자 불펜 투수들끼리 한번 해보자고 뭉치더라”라며 지난해와 달라진 불펜진에 기대감은 나타냈다.
시즌 막판 김 감독의 승부수가 한화를 가을 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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