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세종시 수영대회에서의 죽음은 인재(人災)다

  • 스포츠
  • 생활체육

[스포츠 돋보기]세종시 수영대회에서의 죽음은 인재(人災)다

  • 승인 2016-09-01 12:53
  • 신문게재 2016-09-02 10면
  • 정문현 충남대 교수정문현 충남대 교수
[정문현 교수의 스포츠 돋보기]

▲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정문현 충남대 교수
지난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는 세종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세종시수영연맹이 주관한 오픈워터 수영대회가 개최됐다.

그러나,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2시께 세종호수공원에서 진행된 수영대회에서 1.5㎞ 구간에 참가한 한 모(39·남)씨가 대회 도중 의식을 잃어 물 속에 떠있는 것을 안전요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했다.

사고 후 조사과정에서 이번 사고는 인재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주최 측은 준비운동에 100여명 정도가 참여했을 것이라고 했는데, 한 참가자는 “날씨가 덥다보니 참가자들 대부분이 그늘에 들어가 휴식하기에 바빴고, 트레이너와 함께 준비운동으로 스트레칭을 가졌지만 형식에 불과해 보였으며, 고작 3분여간 진행된 이 행사에 132명의 참가자 중 겨우 30여명만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우리 몸은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체온조절중추가 망가져 체온 조절이 안 되는데, 이로 인해 물속에서 의식을 잃으면 익사하게 된다. 대회 당일의 수온은 32도였다. 이 온도의 물에서 슈트를 입고 장시간 수영을 하게 되면 무리 몸은 버티질 못한다.

참가자들은 폭염과 높은 수온으로 체력 소모가 다른 대회보다 더 많았으며, 물속이 혼탁하고 수초까지 몸에 걸려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2명의 참가자는 호흡곤란 및 쇼크 등으로 탈진 증상을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많은 참가자들이 무더위로 괴로워했다.

주최 측은 개최 공문을 통해 슈트 착용이 이번 대회 필수 사항임을 공지했다. 그러나 대회당일 세종시의 낮 최고기온은 35.7도를 기록했으며, 야외 활동을 피하라는 폭염 경보가 떨어진 상태였다.

주최 측은 “대회전에는 슈트 착용이 의무 사항이었지만, 수온이 높아 개회식 때 슈트 착용을 권장사항으로 바꿔 개인 판단에 맡겼다”고 답변했다.

또한 안전요원 배치를 국제대회 급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지만, 국제 급으로 준비했다는 이번 수영대회 관계자들 중 국제수영연맹(FINA)의 오픈워터수영대회 개최 규정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FINA에서는 오픈워터 수영대회의 개최 가능 수온을 16도에서 31도 사이로 규정하고, 안전 책임자가 레이스 도중 주기적으로 온도를 체크하도록 하고 있다.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는 28도 이상에서 슈트 착용을 금지하고 있고, 철인3종경기인 국제 아이언맨 대회에서는 일반인은 24.5도 이상인 경우, 프로선수는 21.9도 이상인 경우에 ?슈트를 착용하면 실격처리 된다.

방송에서 본 것처럼 이번 대회에는 많은 참가자들이 슈트를 입고 시합에 참가했다. 상위 입상을 기대하며 오랜 시간을 준비해 온 참가자들은 부력을 제공하는 슈트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주최 측은 대회 개최를 연기하든가, 위험을 예측하고 강제로 슈트 착용을 제한했어야 했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하면 안 된다. 이번 사고는 고체온증에 의한 익사로 판정해야 한다. 그러나 4분의 골든타임 동안 고체온증에 대한 처치는 진행되지 않았다.

세종호수에서 응급처치를 다 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시간이 한참 지나 노은동 선병원 응급실에 이송되어 온 한 씨의 체온은 43도였다.

심 정지가 일어난 다음에 심폐소생술로 살려 내겠다는 말도 안 되는 판단을 하며 사고에 대해 안전조치를 다했었노라고 유족에게 말하면 안 된다.

우리는 항상 이런 기준으로 생명을 걸고 도박을 한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야 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