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뒷받침이라도 하듯 이곳에서는 ‘석가헌’이란 이름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세종시 하늘엔 저녁노을이 활활 불타고 있었다.
왜 아니 그러랴,
신병삼 문화살롱 석가헌 대표와 이윤혜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는 행사에는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국민가수 김수희가 재능기부를 하기위해 서울서부터 먼 길을 달려와 ‘삼도농악가락’과 ‘남행열차’, ‘애모’, ‘너무합니다’등을 열창하며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으며, 신인가수 김재윤도 달려와 그의 정감어린 목소리로 관중을 매료시키고 있는데.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김재윤은 이미 십 년 전부터 함께해왔던 신인가수가 아니었다. 그가 셀링 디온의 ‘더 파워 어브 러브’를 부르며 정감어린 음색을 통해 관중을 매료시킨 것이 그걸 증명해 주었다. 그는 그렇게 소찬휘와 함께 무대를 후꾼 달궜던 것이다.
어디 이들 뿐이랴!
이제 고인이 된 만담가 장소팔의 아들 장광팔과 소춘자 콤비의 만담은 1천여 명의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하였다. 선친 장소팔씨가 화투 놀음에서 광(光)을 팔다 낳았다해서 장광팔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는 장광팔 만담가, 과연 그의 키는 하늘로부터 쟀을 때라야만이 키다리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키가 작았다. 그런 그도 달려와 석가헌을 빛내는데 일조했던 것이다.
또한 재주 토크 가수 지노(JINO)박 등이 출연하여 앵콜송까지 받았으며, 또 지역 성악가들의 뮤지컬 갈라쇼와 60인조 키즈오케스트라 및 최민호 석가헌 후원회 이사장 등이 연주자로 참여한 30인 색소폰 연주단의 ‘아리랑’과 유혜리 무용단도 무대를 빛냈다.,
▲ 지난 27일 오후 석가헌 창립 10주년 기념 연주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했다. |
서창규 지휘자가 이끄는 키도(KYDO) ‘세종 영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이에 합세하였다. 초등학교 어린이로부터 노련한 단원들로 구성된 ‘세종 영오케스트라’는 수많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였다. 단원들의 오른 손에 잡힌 활이 바이올린의 현(鉉)에 올려지는 순간 아름다운 새소리가 튀어나오고, 물방울이 튀며 버들잎은 춤을 추었던 것이다. 필자는 물론 1,2층을 꽉 메운 관람객들마저 마치 하멜론의 동화 속에 나오는 ‘피리 부는 사나이’에 이끌려 정신없이 빨려간 것처럼 황홀경에 빠져들고 말았던 것이다.
모두가 재능기부였기에 더욱 감동적이고 이들의 마음씨에 찬사를 보냈던 것이다.
이날 멋진 색소폰 앙상블 연주를 들려준 최민호 이사장(현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은 “석가헌은 2006년 8월 탄생 이후 지난 10년 동안 매월 마지막 토요일마다 외부 보조금이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순수하게 회원들의 자비로만 문화살롱을 이끌어 오고 있다”고 했다.
아니, 매월이라니? 그러면 1200여회가 넘게 세종시민을 위한 음악회를 열었단 말 아닌가? 그래서 세종시 전 지역에 석가헌이란 이름 아래 신선한 새 문화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200회가 게속 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 많은 회원들이 10 년이란 긴 세월을 변함없이 재능 기부 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들이 이렇게 고귀한 재능기부를 통해 세종시에 봉사하고 있기에 세종시는 이름에 걸맞게 행복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출연한 모든 재능 기부자들은 최민호 이사장의 말처럼 지난 10년동안 매월 그래왔듯이 오직 회원들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순수와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 혼신을 다해 공연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신병삼 문화살롱 석가헌 대표는 “석가헌의 태동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당시 충남도 행정부지사로 취임한 최민호 전 행복도시 건설청장을 축하해주기 위해 친우와 지인들이 모여 시작됐다”고 했다.
특히 이날은 최민호 이사장의 색소폰 연주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우리 민족의 가슴 아린 서글픔이 아리랑과 칠갑산이란 곡을 통하여 색스폰의 흐느낌과 어울려 공연장 구석구석을 흐를 때에는 색스폰도 울고, 관중도 울고 최민호 자신도 울고 말았던 것이다. 너도 울고 나도 함께 울었다. 가난하게 살았던 과거가 서러워서 울었고, 10년 동안 매월 공연을 갖게 된 보람에서 울었고, 이제는 2만 5천불 시대를 자랑하듯이 살게 된 보람 때문에 울었던 것이다.
모처럼 우리는 정치를 문화로 말하는 지도자를 보는 듯 했다.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국민들은 입만 열면 정치만을 말하는 정치인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정치인의 입에서 문화가 나오고 시가 흐르는 그런 멋진 정치인은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던 것이다. 그랬기에 인성이 메말랐고 이웃간의 사랑이 메말랐으며, 같은 민족끼리 이념으로 나뉘어 물고 뜯는 것이 아닌가?
우리의 정치지도자 가운데 이런 지도자가 있었다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대전에 살고 있는 필자도 세종시가 부럽고 세종시민이 부러운 것이다.
저녁이 아름다운 삶과 그런 사람.
몇년 전 저녁이 아름다운 삶을 말한 정치인 손학규에 대해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최민호는 이미 10년 전에 저녁이 아름다운 삶과 사람들을 말하며 소리 없이 실천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2만 5천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은 리우 올림픽에서도 종합 8위를 하였다. 문화의 발전인 것이다. 그러기에 이제부터는 문화요, 문화의 시대인 것이다. 창조력 없는 국민이 세계를 리드할 수는 없다. 그런 지도자를 우리는 찾고 있다.
그래서 최민호 이사장이여!
가슴 아린 우리 서민들도 저녁이 아름답게 해 달라. 저녁이면 고단하고 피곤함에 자리에 누워버리고 마는 우리 서민들에게도 아름다운 저녁이 기다리게 해 달라.
‘석가헌’이라는 제호를 지어 선사한 황기성 선생님께서 최민호 이사장이야말로 그러한 저녁을 선사할 사람으로 보았다는 것 아니겠는가?
따라서 마음을 사로잡는 정치를 실천해 주고. 세종시민을 보듬어주는 목민관(牧民官)으로서의 자세를 잊지 말기 바란다.
거듭 당부하노니 그대가 둥지를 틀고 있는 세종시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주민들의 아픔을 찾아 달래주며, 음악이 필요한 곳에는 음악으로 봉사하고, 일손이 모자라는 곳에 가서는 밀짚모자 눌러쓰고 농민들과 함께하길 바란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먹고 살기에 바빠 음악을 즐길 틈이 없다는 것도 마음에 새겨두라. 그러니 찾아 나서라. 마을 회관도 좋고 노인회관이면 어떠랴!
그대가 청렴하다는 것을 세종 시민들은 물론 대전 시민들도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세종시민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알고 있으며, 국가관이 투철한 것도 그대가 해병대 출신이라는 것을 통해 알고 있다. 또한, 새로 탄생되는 세종시가 행복도시여서 문화예술에 의한 행복도시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도 알고 있다.
그러니 작업복에 색스폰을 들고 재능 기부자들과 함께 찾아 나서라. 외로운 이 앞에서 색스폰과 웃어주고, 바쁜 일손 앞에선 팔을 걷어붙이고 함께 하라. 그들이 하소연 하는 말을 귀담아 들었다가 그런 임무를 펼치게 되는 영광스런 날이 주어질 때 맘껏 목민관의 임무를 펼치도록 하라. 그것이 목민관으로서의 임무요 자세인 것이다.
아아, 석가헌이란 이름이여!
저녁이 아름다운 집이라는 말처럼, 최민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을 통해 세종시 전체가 석가헌이란 이름으로 빛나길 바란다. 그래서 행복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행복하길 바란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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