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은 세계 206개국, 1만5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28개 종목, 308가지 방식으로 959개의 금·은·동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뤘다.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세계가 하나가 되는 이념 아래 이루어진 아름다운 문화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모르는 사람도 나와 함께 같은 팀을 응원하는 느낌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짜릿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언어와 생활환경이 다르지만, 한곳에 모여 각 국가를 대표해 규칙 안에 몸을 부딪치고 하나가 돼가는 모습은 눈물이 흐를 정도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그런 감정을 유입한 여유가 없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어 텔레비전을 시청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가끔 인터넷 뉴스로 보는 정도로 동향만 봐왔다.
그 가운데 흥미로운 기사를 보게 됐다. 여자 기계 체조에 출전한 대한민국 이은주 선수와 북한의 홍은정 선수의 '셀카'보도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이은주가 홍은정 선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며 '이게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한국과 북한은 오랜 기간 분단국가로 여전히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휴전 상태다.
왕래가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서로 대화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북한 선수와 대화하는 게 금지사항은 아니지만, 추후 통일부에 어떤 내용의 대화를 나눴는지 신고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세계에 감동을 준 이은주의 셀카를 가로막지 못했다. 감동이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모두를 하나로 묶는 올림픽의 힘은 여전하다.'고 소개했다. 이안 브레머 뉴욕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을 소개하며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라고 올렸다. <사진>
여기에 바흐 IOC 위원장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셀카를 찍기 위해 앞으로 뻗은 이은주의 왼손을 '위대한 몸짓'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와 함께 '우리가 올림픽에서 이러한 '몸짓'을 여러 번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은주의 셀카 한 장이 꽁꽁 얼어붙은 남북한 관계에 작은 균열을 만들었다고 평가된다. 브레머 교수의 말처럼, 이게 우리가 올림픽을 하는 이유다. 이 기사를 읽고 아주 감동했다. 게다가 이은주 양은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다문화 자녀라는 소식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번 리우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나라의 효자가 되기를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세종=아츠코 명예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