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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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소통

  • 승인 2016-08-30 13:47
  • 신문게재 2016-08-31 22면
  • 박노순 상곡초 교사박노순 상곡초 교사
▲ 박노순 상곡초 교사
▲ 박노순 상곡초 교사
“선생님, 저 오늘도 씨앗 가지고 왔어요.”

“고마워요. 엄마께서 여러 종류의 씨앗을 보내 주셨군요.”

우리 학교는 면 소재지에서도 한참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벽지학교다.

더군다나 아토피 안심학교이다보니 학부모들은 대부분 도시에서 이사를 와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씨앗들은 오히려 귀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반 학부모들은 준비물을 챙겨오지 못하는 아이들 것까지 챙겨서 보내 주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지난 3월 입학식 날. 우리 반 학부모들은 신입생과 같은 호기심으로 궁금증을 풀어 놓았다. 자리는 어떻게 앉는지, 준비물은 언제 어떻게 알려주는지, 학용품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유인물을 통한 자세한 안내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의 모습은 정말로 신입생들의 모습과 똑 닮아 있었다.

“올해부터 충남교육청에서는 1학년 1학기 동안은 한글을 중점지도해 출발선을 평등하게 하자는 취지아래 1학기 동안은 학생들이 알림장을 쓰지 않고 담임교사가 직접 안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학기 동안은 제가 직접 알림장을 써서 각 가정에 안내 하겠습니다. 그러니 학부모님들께서는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알림장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날 이후 난 그날 그날의 일들을 간략히 정리해 A4용지의 알림장을 보내 주었고 학부모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날 그날 있었던 일들을 선생님께서 자세히 알려 주시니까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고, 학교 행사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미리 준비할 것은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니까 너무 좋아요.”

그렇게 시작한 학부모와의 소통을 위한 작은 시도는 매우 긍정적으로 효과가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준비물을 빠뜨리지 않고 챙겨주는 것은 물론 다른 아이들것까지 챙겨서 보내주는 배려를 실천했고, 신청서 제출 등 작은 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으며 우리 아이들은 매우 편안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아직은 자기밖에 모를 1학년들이지만 “내가 도와줄까?”, “선생님께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셨잖아”하며 친구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서로 도와주려 애쓰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들이 바로 우리 학부모들의 배려와 무한 긍정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현장체험학습이 있을 때면 자녀들의 활동 모습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려 주면 긍정의 답장으로 화답을 아끼지 않는 우리 학부모들. 한결같은 모습으로 늘 말없이 도서실의 책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명예 사서 도우미 영준이 어머니. 더운 여름날 아침 일찍 자녀와 함께 등교해 교실 환기를 위해서 말없이 창문을 열어놓아 주시는 민규 어머니.

어느 시인은 말했다.

'나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은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학부모와의 소통과 공감이 있는 학교는 감사와 사랑 그리고 행복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 어떤 시련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이는 학부모와 교사의 늘 열린 긍정의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소통을 위한 학부모와 교사가 쌍방향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다.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학부모들과 깊이 소통하고 공감하며 신뢰를 쌓아가려는 나부터의 작은 실천이 우리 모두의 행복으로 채워지리라 믿으며 소통과 공감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박노순 상곡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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