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역 일부 피시방은 저렴한 기본요금을 외벽에 크게 홍보하는 것과 달리 추가요금은 직접 방문해야 알 수 있는 구조다. |
업체 간 가격 과열경쟁에 학생들 피해 말도 못해
대전지역 일부 PC방이 저렴한 기본요금을 광고하고 손님을 모은 뒤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 온라인 게임을 실행할 경우 예고 없이 요금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자주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피해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PC방 요금은 업주 판단에 의해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구조로 학교 인근의 통학로에서는 학생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업주들은 경쟁업체보다 더 저렴한 요금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이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상당수 추가요금을 숨긴 채 싼 기본요금을 앞세운 눈속임 전략이 등장해 애꿎은 소비자만이 피해를 본다.
29일 지역 PC방 5곳을 돌아본 결과, 4곳은 기본요금에 게임 실행 여부에 따라 추가요금이 더해진 구조고, 1곳은 게임 실행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요금을 책정했다.
추가요금이 있던 4곳은 모두 전면광고 문구에는 기본요금만 적어놨고 추가요금에 대해선 작은 글씨로 써두거나 계산대에 직접 문의해야 했다.
서구의 한 PC방에서 만난 김모(17)군은 “‘기본요금 1시간 500원’ 문구를 보고 2시간만 했는데 3000원을 달라고 했다”며 “온라인 게임을 하면 추가비용이 있다는 사실을 게임 중에는 몰랐고 계산할 때서야 알았는데 이해 안 된다고 말도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주들은 가격을 숨긴 꼼수영업이 아니라 경쟁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반박한다.
업주 이모(41)씨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저렴하고 홍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추가요금을 안 적어둔 것도 아니고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주 박모(50)씨 역시 “명확한 요금 기준이 부여되지 않는 이상, 생존전략으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PC방 요금도 시장 흐름에 맡기는 자율 경쟁 체제로서 보면 현재 상황이 단속 대상이 될 수는 없다”며 “다만, 도의적 부분에서 업주가 명확하게 요금을 표시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대식 기자 kds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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