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대전 NC전에서 승리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가 ‘가을야구’를 위한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각종 악재 속에서도 선수들이 단결력을 보이며 똘똘 뭉쳐 중위권 팀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에도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에스밀 로저스와 안영명 등 주축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진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알렉스 마에스트리도 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방출됐다. 선발진에 공백은 불펜 과부하로 이어졌다. 시즌 초반 사령탑인 김성근 감독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자리를 비웠었다. 여기에 김민우 등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혹사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화는 전력을 추스르며 전반기 중반 최하위를 벗어나 7위(28일 경기 전까지)에 머물러 있다. 4위 KIA와는 4.5경기 차, 5위 LG와는 4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는 현재 마운드 상황이 썩 좋지 않다. 김성근 감독 역시 “5선발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부진하더라도 송은범을 선발로 써야 한다. 2군에 있는 에릭 서캠프도 쓸까 생각 중이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한화는 5선발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송은범과 장민재가 부상에서 복귀한 점이 위안거리다. 이태양, 윤규진, 송은범, 장민재, 카스티요로 5선발을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팀보다 선발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불펜에서도 필승조 권혁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은 팀을 위해 좀 더 힘을 내고 있다. 26일 대전 NC 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윤규진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16개의 공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됐다. 여기에 불펜 최고참 박정진은 2.2이닝 동안 피안타 없어 6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팀은 7-4로 승리했다. 박정진은 경기 후 “(권)혁이가 빠져서 (송)창식이 (심)수창이와 함께 고참들이 후배들을 다독이며 힘내보려 한다. 올해 개인적으로 그렇게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혁이 몫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혁이가 다시 올라올 때까지 더 집중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규진도 “우리 불펜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려 있다. 선발투수로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 내가 중간을 해봐서 그 부담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발투수로서의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타선도 힘을 내고 있다. 한화는 최근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던 내야수 송광민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경기째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하위타선을 지켜주던 외야수 양성우도 허리통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이용규와 정근우 베테랑 테이블 세터도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경언도 발가락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다. 그럼에도, 26일 경기에서는 7점, 27일 경기에서는 13점을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심에는 4번타자 김태균이 자리 잡고 있다. 김태균은 후반기 34경기에서 타율 4할1푼9리 52안타 7홈런 45타점 출루율 5할3리 장타율 6할7푼7리 OPS 1.180를 기록 중이다. 어느새 시즌 전체 성적도 타율 3위(3할5푼5리), 타점 5위(99개), 안타 4위(148개), 출루율 1위(4할6푼8리), OPS 6위(1.000)에 올랐다. 김태균은 “지금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한 타석마다 더 집중하고 있다. 앞에서 근우, 용규, 광민이에 회성이까지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니 더 집중하게 된다. 어떻게든 찬스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니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도 최근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의 하나 된 모습과 집중력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불과 시즌 종료까지 29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화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가을야구’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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