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염창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위생장갑을 낀 채 배식을 하고 있다.
최근 폭염 속에 일선 학교에서 연이어 집단식중독 급식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는 이날부터 학교 급식소와 식재료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합동점검에 나섰다. /연합 |
#1. 학부모 김선형 씨는 최근 불량급식 논란이후 딸 아이가 먹는 급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홈페이지에는 철지난 소식들이 상단에 자리하고 식단표를 보려면 따로 회원가입 후 로그인을 하도록 돼있었다.
김씨는 “학교가 홈페이지 ‘급식 코너’에 그날의 식단과 급식사진을 올린다고 해서 들어가 봤더니 카테고리가 뒤죽박죽 섞여 있어 찾는데 한참 걸렸다”며 “학부모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2. 서구의 한 초등학교는 매달 식단표가 적혀있는 가정통신문을 보낸다.
식단표에는 쌀과 김치, 육류 등 식재료에 대한 원산지 표시까지 비교적 꼼꼼하게 적혀있다.
하지만 정작 음식을 만드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기름, 간장, 고추장, 된장 등 양념류에는 원산지 표시가 전혀 기록돼있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고기가 국내산이라 하더라도 부재료와 양념이 무엇이냐에 따라 식품비 차이가 크다”며 “(양념류에 대한) 최소한의 식자재 기준은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성장과 직결되는 학교급식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지역 일부 학교 홈페이지 운영 관리가 미흡한데다 양념류에 대한 원산지 표시는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배식된 식판의 사진을 공개하도록 하고 올리지 않을시 급식운영 평가에서 불이익을 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마다 관리 체계가 제각각이라 학부모들이 혼돈을 빚고 있다.
대덕구의 A초교 홈페이지는 카테고리를 보기좋게 정리하고 급식 상황을 매일 올리고 있는 반면, 중구의 B초교는 회원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이 낮았다. 미뤘다가 한번에 올리는 학교도 더러 있었다.
원산지 표시도 제한적이었다.
현행 원산지 표시대상품목에서 양념류는 제외됐다.
식용유와 간장 등은 주재료 못지않게 중요하게 쓰이는 만큼 급식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식자재 기준은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식용유는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 원료 안 됨’, 간장은 ‘국내산 콩메주로 만든 전통인증식품’ 등 식자재 기준이 있다.
이건희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장은 “연일 학교급식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효과를 얻기 위해선 교육청 차원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식자재 원산지 등 기록도 체계화해 급식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