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처서 이후 무더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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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처서 이후 무더위 있었을까?

  • 승인 2016-08-24 10:36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처서가 지났음에도 폭염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번 더위가 94년 여름에 버금간다며 당시 기온과 비교하는 분석 기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처서는 어떤 모습으로 기록되어 있을까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없었던 당시에도 처서 이후의 무더위가 있었을까요?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에서 처서 이후의 무더위 기록을 찾아보았습니다. 때는 1539년 중중 34년 윤 7월 11일의 기록에는 중종이 일본에서 온 사신의 접견을 하는데 더위 때문에 날짜를 미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 창경궁 중도일보DB
▲ 창경궁 중도일보DB


당시 기록 중 일부를 살펴보면 『근래 오래도록 경연(經筵)을 폐하였으므로 군신을 접견하지 못하였다. 지금 날씨를 보니 처서(處暑)가 이미 지났는데도 더위는 아직 물러나지 않고 답답하고 찌는 듯하여 경연은 열 수 없을 것 같다. 또한 객인(客人) 일본국 사신 용온 동당(龍穩東堂).을 접견하는 일도 이달 20일 후에 하려 했으나 날씨가 아직도 무더워서 할 수 없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바다 건너 온 사신의 접견도 미루어 질 정도로 당시 무더위가 극심했나 봅니다.

숙종임금 시기에는 처서 이후 무더위로 경연과 회의를 미루거나 아예 열지 않았던 기록이 있습니다. 1695년 숙종 21년 7월 13일 기록에 의하면 승정원에서 처서 이후로 지났으나 늦더위가 계속 이어져 경연(經筵)을 열지 말기를 청하였으며 45년 7월 9일에는 승정원에서 무더위로 인해 정례 회의를 다른 날로 미루자고 요청하자 세자가 이를 허락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정조 18년 7월 6일에는 화성 공사 과정에서 무더위에 지친 백성들을 배려하는 정조 임금의 심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당시 정조가 내린 전교에는 “성을 쌓는 공사장 중 돌을 뜨고 기와를 굽는 여러 곳에서는 뙤약볕 가운데 서있게 되므로 부역하는 일은 서늘한 기운이 생길 때까지 멈추도록 하라. 처서(處暑) 전에라도 서늘한 기운이 생기면 형세를 보아 일을 독촉할 것이다. 더구나 이 성 쌓는 문제는 일마다 백성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백성들의 힘을 펴게 하는데 힘써야 한다. 한 가지라도 백성을 병들게 하는 것이 있다면 설사 공사가 며칠 안에 이루어지는 효과가 있더라도 나의 본뜻은 아니다”라는 명을 내린 기록이 있습니다.

국가의 경제, 국방, 외교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에 무더위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아 수백 년 전의 무더위도 지금에 비해 결코 약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뉴미디어국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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