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3개월 넘도록 묵묵부답
정치권에도 확산
#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국방부가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안을 발표한 5월부터 최근까지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병역특례 중 하나인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이용해 KAIST 박사과정에 진학하려 했지만, 지금은 국내 학업을 포기하고 해외에서 박사과정을 밟을지 또는 취직자리 알아볼지 결정하지 못했다. A씨는 “이공계 학생들은 병역특례 제도가 유지되거나 폐지되는지 결정되지 않아 인생의 진로를 결정 못해 매일 불안감 속에 지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를 검토한다고 밝힌 국방부가 3개월이 넘도록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어 이공계 학생들이 미래를 설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매년 9월 카투사, 전문연구요원 등을 선발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국방부는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 발표 당시 KAIST 등 주요 대학 및 학계ㆍ산업계의 큰 반발에 부딪혔다. 그러나 이후로 공식적으로 학생들이나 과학기술계 연구자를 만나 현장 의견수렴을 진행한 적은 없었다.
국방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간 심도있는 논의도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이번 달 초 대전에서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에 대해 “미래부와 교육부는 현행 제도 유지에 대해 국방부에 요청을 했고 아직까지 답이 없는 상태”라며 “명백하게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나서면 다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국 이공계 학생 전문연구요원 특별대책위원회도 1만4696명 서명이 담긴 ‘전문연구요원 제도 폐지 계획 철회요청’을 지난달 국방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대책위와의 토론과 논의는커녕 ‘전환ㆍ대체복무제도의 보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 놓았다.
이러한 국방부의 모호한 태도에 전문연구요원 등 이공계 병역특례를 이용해 학업을 계속하려는 학생들의 미래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회에서는 병역특례 조정권을 병무청장에서 총리산하로 변경하는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는 등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문미옥 의원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방부가 이공계 병역특례를 폐지한다는 것을 발표하고 반발에 부딪히자 철회도 아닌 협의를 하겠다며 문제를 중단한 것은 이공계 학생들, 학부모, 산업체의 미래의 불안감을 높이는 것”이라며 “병역특례 폐지 방안을 철회해 국민들과 학생들이 미래를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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