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불안감이 해결돼야 발걸음이 움직인다

  • 국제
  • 명예기자 뉴스

뿌리 깊은 불안감이 해결돼야 발걸음이 움직인다

  • 승인 2016-08-22 16:16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아시다시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 실업이 4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이 때,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조용히 좀 해주십시오!”

2003년 방영된 시트콤 ‘논스톱4’에서 고시생 앤디는 친구들을 향해 쓴 소리를 뱉는다. 친구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떠나고 앤디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려 공부에 몰두한다.

2016년, 13년이 지났다. 지난 15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9.7%로 지난해 보다 0.4% 증가했다. 공식적인 실업자를 포함해 잠재적 경제활동인구, 비자발적 정규직 등을 더한 사실상 청년실업자는 18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취업난과 경기불황 속에서 취준생들은 돌파구를 찾는다. 그들의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는 꿈의 직장, 정년을 보장하는 공무원이 그들의 실낱같은 희망이다. 출신학교, 학점 등 기타 스펙 없이 자체 시험을 통한 선발은 스펙 과열시대에 지친 취준생들에게 더욱 매혹적이다.

공무원 경쟁률이 점점 더 과열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9급 지방공무원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총 1,366명을 모집하는 이번 시험에 212,711명이 지원해 평균 18.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1일 7급 원서접수는 870명 선발에 66,712명이 지원해 7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1.9대 1이었던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젊은 인재들이 민간기업을 뒷전으로 두고 있다. 중소기업은 죽어가고 직원복지는 빈약해 진다. 악순환은 계속된다. 물론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해 채용과 창업을 도와주고,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운영해 경력 단절 여성들을 돕는다. 지역별로 중소기업과 구직자를 이어주는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서울시는 7월부터 ‘청년 수당’을 통해 저소득층 취업준비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노력들이 공무원 쏠림현상을 완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 제도의 뚜껑을 열어보니 비정규직과 계약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동시장을 개혁하는 일명 ‘장그래법’을 제정하겠다고 외쳤다. 그러더니 비정규직 계약기간은 2년에서 4년으로 연장시켜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고 한다.

청년들은 위태롭다. 무너져버린 취업 시장은 그들이 앞으로 살아 갈 인생뿐만 아니라 살아온 인생까지 짓밟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만 보고 달려온 이들에게 ‘안정적 직장 취업’은 곧 성공한 인생을 의미한다. 안정성 없는 사기업에 불안감은 그들을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게 한다.

일자리 양산이 일시적으로 공무원 과열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계약직을 향해 흔쾌히 발걸음을 돌릴 사람은 없다. 정부는 표면적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평생직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 전에 청년들의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 그들이 인생을 맡기고 발걸음을 돌릴 만한 확신을 줄 제도가 필요하다. 일자리 수만 늘리는 고식지계식 해결책은 그만해야 한다./전민영 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