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릭 서캠프(좌)와 파비오 카스티요(우)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올해도 한화는 ‘가을야구’진출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경쟁자들이 더 늘어나 지난해보다 더 치열하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 승부다. 어느덧 30여 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한화가 좀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하려면 연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발로테이션 안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외국인 투수 2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화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부진을 거듭하던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대신해서는 150km의 강속구를 갖춘 파비오 카스티요를 선택했다. 또한, 부상으로 떠난 로저스의 빈자리는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에릭 서캠프로 채웠다.
그러나 두 명 모두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초 로저스와 같은 에이스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서캠프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캠프는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1이닝 2실점 4피안타로 무너졌다. 1회 말 김용의와 문선재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이어 채은성의 빠른 타구를 3루수 송광민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서캠프는 히메네스를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오지환과 양석환에게 연속으로 적시타를 내주며 2점을 내주고 1회를 마쳤다. 이후 한화는 2회 초 하주석의 투런 홈런으로 동점에 성공하자 서캠프를 대신해 심수창을 마운드에 올렸다.
서캠프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를 기록했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모습이었다. 제구가 되지 않는 공은 LG타선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캠프는 올 시즌 아직까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벌써 7경기째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7.56을 기록 중이다.
서캠프가 부진하지만 그를 선발에서 제외하기도 어렵다. 당장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서캠프를 2주 전 1군 말소 없이 서산 2군으로 내려 보내 계형철 코치의 지도를 받게 한 점도 이점 때문이다. 서캠프는 서산에 다녀온 후 12일 롯데전에서 4.2이닝 3실점(1자책)으로 살아나는 듯했다. 김성근 감독은 “서캠프가 서산을 내려온 후 자기 폼을 찾은 것 같다”며 서캠프가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캠프보다 조금 빨리 교체된 카스티요는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1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5.58을 기록 중이다. 시즌 첫 경기에서는 150km 후반대의 공을 던지면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후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 난타를 당했다. 카스티요는 점차 변화구 비중을 높이면서 KBO리그에 적응해 나갔다. 그러나 제구가 정교하지 않고,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투수의 부진에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가 선발로 나가면 무조건 1승이라는 계산이 돼야 한다”면서 “다른 팀은 외국인 투수 두 명이 20승을 넘게 하는데 우리는 10승도 안 된다”고 말했다.
더는 외국인 투수를 교체할 수는 없다. 이미 교체 카드를 모두 썼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화가 5강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결국 서캠프와 카스티요의 각성을 기대해 볼 수 밖에 없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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