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호 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수필가 |
지인知人들이 필자한테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나는 때마다 건네는 말이 ‘숨쉬기 운동’만 열심히 합니다 라고 한다. 사실이 그러하다. 나는 뚜렷하게 하는 운동이 따로 없다. 진솔한 말씀은 너무 이 핑계 저 핑계의 게으름으로 운동할 맘과 행동이 따로 논다는 거다. 그러니 ‘숨쉬기 운동’만 열심히 할 뿐입니다 라고 하는 것은 너무도 순진무구한 응대인 것이다.
사실 필자의 게으름을 변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숨쉬기도 쉬운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여러 나쁜 환경 요인으로 지구는 몸살, 아니 폭발할지도 모를 지경으로 까지 매우 곤혹스러워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태는 지구촌 곳곳의 상상도 못하는 대형 참사로 나타나는 현상들이 웅변한다.
멀리서 찾을 것이 없다. 우리 한반도의 약 50배가 되고 남한의 100배가 되는 커다란 땅덩어리인 중국 때문에 우리가 입는 직 간접적 피해는 아주 심대하고 막대하다. 차츰 넓어져 가는 사막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황사로 인해 입는 피해, 수많은 공장과 자동차에서 양심까지 드러내놓고 뭉개듯 배출해 내는 여러 가지 불량 가스와 초 미세먼지 따위로 인한 피해, 서해를 오염시키는 여러 요인들 이루 열거하기 힘든 물리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입는 우리의 피해는 정말 심각하다. 이러하니 숨쉬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사는 사회를 조용히 들여다 보면 참으로 가관(可觀)인 것이 기막히고 기막히다.
그야말로 정상적인 우리들이 보던, 남의 나라 사람들이 보던, 그야말로 실소失笑, 냉소冷笑, 썩소를 자아내게 하는 꼴볼견이 금쪽같은 세월을 죽이고 있다.
다수가 순박한 사람이면서 “흰 밀가루로 분칠한 늑대 여우”에게 홀리질 않을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이 제대로 ‘숨고르기’하면 올바른 이성으로 냉철한 판단,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들을 핏대를 세우며 분란을 일으키는 게 이제는 습관화가 되었다.
이를테면, ‘사드’ 문제만 해도 그렇다. 국가 안보의 사활이 걸린 온갖 정보들이 적 앞에서 무책임한 무뢰배들에 의해 공공연히 노출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모두 자신들의 처지나 입장에서 보면 그 주장이나 행태가 그리 어긋났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해 상대들이 좀더 ‘숨고르기’를 해가면서 흥분을 가라앉히고 진지하게 이성과 감성으로 풀어나가면 물리적 정신적 상처를 입혀가면서 적 앞에서 추한 꼴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 언제 부터인가 우리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이익 앞에서는 도를 넘는 방종과 탈법, 떼법, 무법을 습관화 해왔다. 역사가 보여주듯이 우리는 서로들 무리지어 다투다가도 외침의 조짐이나 침략이 있으면 강철같이 뭉치는 현명한 겨레였다. 그런데 어쩌다가 자유민주주의가 자유방임주의가 되어 맹목적으로 견해와 이해 목적이 다른 상대는 적으로 간주 이전투구를 일삼는지.
문제는 최첨단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나름대로의 생존책이겠지만 너무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애틋한 심성이 출장간 탓이겠다. 그리고 성정이 너무 급해졌다. 그러니까, 호흡이 빨라졌다는 애기다. 그러므로 필자처럼 게을러서 다른 운동은 못할지라도 ‘숨쉬기 운동’은 제대로 해야 된다는 것이다. 주제어 겸 제목처럼 ‘숨고르기’를 운동처럼 잘 해야 한다.
그러므로 ‘숨고르기’! 죽살이의 좋은 습관으로 자리매김 되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 김선호(전 한밭대 인문대학장,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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