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집어먹을까?' 고민할 필요 없이 녹두전, 참치전, 고기전, 깻잎전, 고추전 등 녹진한 식감이 어우러진 각종 전도 일품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손님들로 이곳은 늘 붐빈다. 밤이 깊어질수록 상인들의 푸근한 인심과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도 덩달아 깊어지는 한민전통시장의 필수 방문코스다.
▲다른 어떤 시장보다도 깔끔한 '시장 환경'=흡사 한글 모음 'ㅑ' 모양으로 거리가 조성된 한민전통시장은 길을 잃을 염려도, 가마솥더위가 이어져도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시장 안 보행로는 지나는 사람이 통행에 불편함이 없게 길가 쪽에 진열하는 매대에 경계선을 두어 탁 트인 공간을 자랑한다. 반찬이나 정육 등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한 곳은 가게를 드나드는 문 외에 외부 먼지나 이물질을 차단하는 미닫이문이 하나 더 설치돼 있어 식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시장 가운데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당일 판매하는 주력제품들이 소개되고, 오후 2시가 되면 늘어졌던 온몸을 깨울 국민 체조 영상도 만날 수 있다.
▲한민전통시장만의 차별화된 전략 '다문화음식 특화거리'=오후 3시가 되면 한민전통시장에는 전 세계가 펼쳐진다. 차별화 전략의 목적으로 지난 6월 2일부터 선보인 다문화음식 특화거리가 있어서다.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멕시코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쌀국수와 바나나 셔츠, 타코, 오코노미야끼, 로우지아모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가득하다. 10개 점포로 시작한 이곳은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한민전통시장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아 많은 사람이 찾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9월부터 새로운 점포를 모집해 전국에서 가장 풍요로운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명소로 만든다는 게 한민전통시장 상인회의 계획이다.
▲전통시장의 백미는 역시 '먹을거리'=한민전통시장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인 떡볶이와 어묵부터, 국밥과 족발 등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제격인 다채로운 음식들이 항상 준비돼 있다. 시장 구석 자그마한 식당에 앉으면 온기가득한 뚝배기에 몇 차례의 토렴을 거쳐 바로 담아주는 뜨끈한 국밥을 맛볼 수 있다. 덤으로 툭툭 얹어주는 약간의 머리 고기와 순대는 이 시장만의 인심이다. 시루떡을 찌는 구수한 냄새에 잠시 발길을 멈춰 서면 각양각색으로 진열한 떡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즉석에서 썰어내는 상인의 모습에 보는 눈까지 즐거워진다. 계란 옷을 입혀 기름 두른 철판에 연방 부쳐내는 동그랑땡과 부침개도 압권이다.
▲고객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현대화'=한민전통시장은 시설현대화의 꽃인 아케이드 설치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는 9월부터 '한민시장 주문중개 앱'을 배포해 모바일 주문에서부터 배송까지 시장을 들르지 않고도 자택에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항해 저렴한 가격과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해 지역 내 전통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10월에는 전문 컨설팅업체와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꽝' 없는, 많은 사람을 불러모을 수 있는 경품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용길 한민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의 미래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인들 모두 손님 한 분 한 분께 정성을 쏟고 있다”며 “대형마트에 뒤지지 않는, 시민 모두가 즐겨 찾는 대전 제1의 전통시장으로의 도약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대식 기자 kds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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