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후 김성근 감독과 악수를 하고 있는 이태양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이태양은 지난 9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5.2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5회에 이지영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불안한 모습도 보였지만, 140km 전후의 직구와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잘 막아냈다. 이태양은 지난달 28일 대전 SK전부터 최근 3연승을 기록했다. 데뷔 이후 첫 3연승이다.
이태양은 올 시즌 16경기에 나와 3승5패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4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에 매달린 이태양은 복귀 이후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기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30km 중반 대에 머물렀고, 변화구 제구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태양이 부진을 거듭하자 재활 후 복귀가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전투구가 회복 속도를 느리게 하고, 자칫 자신감도 상실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래도 김성근 감독은 이태양에게 믿음을 주며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실전을 통해 이전 감각을 찾으라는 의도였다.
후반기 이태양은 3연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송은범과 장민재가 부상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데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새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태양은 “점점 밸런스가 잡혀가고 있다. 경기를 할수록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나 자신만이 아는 느낌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의 상황에서는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면서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게 주효하고 있다. 포크볼은 카운트를 잡을 때에도 쓰고 결정구로 사용할 정도로 잘 구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양은 한화 마운드의 ‘차세대 에이스’다. 2014년 7승을 올리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시즌 중반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14번이나 했고, 153이닝을 소화했다. 그해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서 선발되며 자신의 주가를 드높였다. 140km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는 그를 더 빛나게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창 좋을 때 구속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태양은 “구속보다는 볼 끝에 힘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목이 형이나 도환이 형이 전반기 처럼 갑자기 볼 스피드가 확 떨어지는 느낌이 없다고 하더라.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며 구속 회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현재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4위 SK, 5위 KIA와는 2경기 차 밖에 나지 않으며 6위 롯데, 7위 LG와는 반 경기차다. 하루하루 승패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이태양은 전반기 부진했던 모습을 만회하도록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는 “1승을 하고 난 후 자신감이 좀 생겼다. 야수 형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주며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면서 “더 많은 이닝을 던져서 불펜 형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 시즌이 끝날 때 우리 팀이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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