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일으킬만한 위험요소 가득
대전지역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가 운전자 시야 확보와 보행자 보호 장치가 미미해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드라이브 스루란 차량을 운전해 매장으로 들어와 주문부터 계산, 수령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대전 드라이브 스루는 맥도날드 9개, 롯데리아 4개, 스타벅스 4개, 버거킹 2개 등 총 19개로 햄버거·커피전문점이 주를 이룬다.
9일 대전 드라이브 스루 5개 매장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차량이 밖으로 빠져나갈 때 보행자에게 알려주는 출구 경보장치가 달려있지 않았다. 경보장치가 없다보니 인도에서 출구를 거쳐 지나가는 보행자들에게 제대로 인지가 안됐다. 또 차량과 보행자의 진입·진출로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주유소와 함께 운영 중인 중구의 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주유소 출구와 드라이브 스루 출구 차량과 동선이 겹치기도 했다. 주차공간이 협소한 일부 매장은 인도에 차량이 올라와 있어 운전자가 보행자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자칫 빠져나가는 차량이 보행자와 충돌하는 아찔한 순간도 연출됐다. 보도에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블라드(말뚝)를 설치하지 않은 곳도 대다수였다. 사고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가 가득한데도 안전요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구조적 문제가 많아지자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컸다.
한국소비자원이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들어오고 나갈 때 인도를 지나가 보행자가 신경 쓰인다’는 답변이 37.8%로 나타났고, ‘매장 주변에 차량이 많아 운전에 방해된다’는 답이 18.8%였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보행자와 차량의 안전문제로 불편함을 느꼈다.
실제 사고를 당한 응답자도 있었다. 운전을 하고 들고 나가다 매장이나 주변 시설물을 들이 받는 사고(복수응답)는 7%였고, 차량사고 5.8%, 보행자 사고 4.6%였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위험을 느낀 경우도 49.2%나 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드라이브 스루 식품접객업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고 별도의 안전대책 마련 의무는 없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가득한 것”이라며 “보행자나 이용 차량이 많은 시간엔 안전관리요원을 두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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