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러시아와 결승에서 기보배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
월요일 아침 리우에서 날아온 금빛 소식에 출근길이 상쾌했지만 다소 씁쓸한 소식도 전해진다. 7일 밤 기보배 선수가 리우에서 결승전을 치루기 앞서 사진을 공유하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사건이 시작됐다.
사건의 발단은 모델이자 배우인 최여진씨의 어머니였다. 최여진씨 어머니는 무려 6년전 기보배 선수의 아버지가 인터뷰한 기사를 저격하며 “보신탕 먹으면 잘 맞아요” 이 발언에 비난을 퍼부었다. ‘한국을 미개인나라라고 선전하냐? 사람고기 좋단 소린 못 들었냐…’ 등등 모욕적인 인신공격이 무차별하게 쏟아졌다. 또 최씨 어머니는 기보배 선수 이름과 욕설을 태그로 붙이며 경기를 앞둔 선수에게 맹비난을 가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기보배 선수를 비롯해 부모님까지 욕되게 하는 광경에 보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최여진씨 모친은 논란이 커지자 인스타그램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사과문에서도 보신탕 반대에 대한 어조는 확실했고 ‘국가대표라면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재차 기 선수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최여진씨 어머니 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현재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
최여진씨 모친은 유기견과 관련된 봉사활동과 애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신탕 문제는 국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갈리는 민감한 사안. 최근 이탈리아 의원이 개고기 반대를 외치며 평창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애완견 사랑이 남다르고 가족처럼 반려견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보신탕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백년 이어왔던 보신탕 문화를 한 순간에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기력 회복을 위해 보신탕을 찾는 사람들도 있는 탓에 무작정 보신탕을 먹어선 안된다며 그들의 개인적인 입맛까지 반대하기도 애매한 일이다.
이번 최여진씨 어머니의 발언에 네티즌들을 ‘역대급 악플’, ‘최여진 망신’, ‘비건이신 듯’, ‘개를 키우지 않아도 보신탕 먹는 건 반대해도 이건 좀 심하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어 ‘소나 돼지, 오리 간 푸아그라는 어떻게 먹느냐며 문화적인 존중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눈에 띄었다. 또 '개고기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이런 과격하고 도가 지나친 발언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반응도 대다수였다.
기보배 선수와 부모, 그리고 양궁협회까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경기 중인 선수를 향해 역대급 악플을 달아야 했을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던 글이었다. 현재 최여진씨와 최여진씨 어머니의 인스타그램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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