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의 새로운 마케팅 필요성 대두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도 여름 제철 상품인 빙과류의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자연스레 빙과류 매출이 늘어난다는 일반적 공식이 깨진 것이다.
4일 대전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역 내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골목 안 소규모 점포들까지 모두 빙과류를 찾는 발걸음이 크게 줄었다. 대전의 한 홈플러스는 7월 아이스크림 묶음상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이마트(대전터미널·둔산점)도 같은 기간 빙과류 매출이 지난해보다 3.1% 떨어졌다.
동네 마트나 편의점같이 주거지 인근에 있는 매장들도 판매 흐름이 하락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동구 삼성동의 한 마트는 ‘1+1 행사’, ‘아무거나 골라잡아 12개 모둠 8000원’ 등 판촉 문구를 앞세워 공격적인 판매에 나섰지만, 예년처럼 찾는 사람도 많이 없다. 점주는 다른 제품을 사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빙과류를 비롯한 냉동제품을 마트에 납품한 지 10년이 됐다는 김모씨(47)는 “2∼3년 전 이맘때만 해도 냉동 탑차 끌고 하루에 몇십 군데 마트를 돌아다녔는데 최근엔 일 평균 3곳 정도 들른다”며 “아이스크림 같은 제품들이 확실히 전보다 인기가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빙과류 판매량이 감소한 데는 더위를 피하기 위한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제품 구매를 위해 땡볕을 드나들기보단, 카페처럼 쾌적하고 시원한 곳에서 오래도록 눌러앉아 피서를 즐기는 형태로 바뀌어가는 문화가 빙과류의 매출하락을 가져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더불어 업체별 과열된 할인경쟁과 커피나 생과일주스 등을 위시한 음료시장 확대도 빙과류 판매의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대형마트는 SSM(기업형슈퍼마켓)이나 동네 마트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분과 시원한 공간이 오히려 판매로 이어지는 데 악영향을 미쳤다고 울상이다. 또 마트나 편의점은 얼음컵에 따라 마시는 즉석 음료 같은 대체상품에 밀려 빙과류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더위’하면 빙과류 떠올렸지만 이제는 더는 그렇지 않다”며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혀준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에 빙과류도 색다른 마케팅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식 기자 kds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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