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청년실업의 주요인은 경기회복과 사회구조적 문제가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기가 더욱 향상되고 기업들이 고용을 늘려야 하나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기업이 고용을 창출하여야 하나 인력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 신규인력 채용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실업 문제는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청년실업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발전된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경제성장의 장기적인 둔화상태에서 기인된다. IMF이후 경제성장이 꾸준히 유지되었으나 지금은 둔화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다음으로,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인력수급정책을 들 수 있겠다. 경기침체 상태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훈련시켜야 하는 신규인력보다는 채용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다.
대학 또한 기업이 요구하는 현장적응 인력을 제대로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 학벌선호주의에 의해 대학의 경쟁력은 상실되고, 그로 인해 고급인력시장은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실정에 있다. 아울러, 힘들고 어려운 직업을 기피하는 3D 회피의식, 중소기업 거부의식, 그리고 땀 흘려 노력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해 나가겠다는 건전한 근로의식의 결여 등이 대졸자의 실업문제를 부추기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인력이 없어서 난리다. 외국에서 노동자들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학력자들이 취업경쟁력에 밀려 하향 취업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취업에 실패한 대졸자들이 또다시 전문대나 취업전문학교에 진학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대졸자는 석·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과 해외유학파에 밀리고 고졸자는 대졸자에 밀려 상대적 저학력자들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장기적인 청년실업 고착화는 성장잠재력을 잠식하게 되고 청년들이 불안정 노동계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청년실업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고용창출, 취업지원 및 직업훈련 제공에 초점을 둬 청년실업 대책을 추진하며 선진국에 대한 벤치마킹도 필요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정책 마련에 앞서 국민정서와 기업 임금정책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대학과 연계해 기업 인턴제, 해외 인턴십, 중소기업 취업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산학협동, 취업연계 중점대학, LINC사업, 산학융합사업 등 각종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대기업에게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종용도 하고 정부차원에서 비정규직종합대책을 수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이 급증해여 20대 남성만 49만 명에 이르고 정규직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평균연봉의 격차는 더 커졌다고 한다. 기업들은 인건비, 노사분규, 고용조정 문제 등을 이유로 신규채용을 기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 눈높이 낮추기 등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대책 등은 무의미하다.
논술, 논문, 주입식 교육의 한계와 학력중시 부모들의 과도한 의욕, 집착 등은 청소년 시절부터 필요한 진로 탐색, 조기 직업교육과 적성에 맞는 진로지도 등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대졸자의 취업난은 급기야 대졸 취업준비생 절반 이상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고학력 취업 기이현상을 낳기에 이르렀다.
결론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 해소, 비정규직과 정규직 구분 폐지, 학력중시 정서 극복, 노력과 땀을 중시하는 직업의식 고양 등 우리 사회와 기업의 정서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면 청년실업도 사라지고 안정적 경제성장을 통하여 고령화시대를 대비할 수 있으리라 하겠다.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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