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요양병원 의미)은 가야할 때 웃는 얼굴로 간다.” tvN 드라마 ‘디어 마이프렌즈’에 나오는 대사다. “그러게 요양병원을 들어가던가, 독립하던가 해야 작식들 눈치 안 받는다니까…”. SBS ‘그래, 그런거야’에 나온 대사다. 모두 60세 이상의 노인 등장인물들이 한 말이다. 요양원(요양병원 의미)에 들어가는 것이 내키지는 않지만 “요즘에는 다 그런다”며 씁쓸한 뒷말을 덧붙인다. 드라마에도 등장하듯, 요양원을 찾는 노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발생하고 있다.
80대 환자에게서 정부보조금을 가로챈 경기도 한 요양병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입소당시 환자들에게 통장을 받아 정부 지원금을 빼냈는데, 병원 측이 가로챈 돈은 전체 지원금 600만 원 중 575만 원이나 됐다. 이 돈은 직원 명절 위로금과 식재료비, 의료기 미납금 지급 등에 사용됐다. 같은 수법을 일삼다 경찰에 적발된 요양 병원만 최근 3년 동안 8곳이다. 가로챈 금액은 총 5억 원이 넘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국각지에서 요양병원들이 다양한 종류의 횡령으로 줄줄이 적발되고 있다. 서울 한 요양병원은 내부 식당을 위탁해놓고 직영 식당을 운영하는 것처럼 속여 약 4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빼돌렸다. 구내식당을 직접 운영할 때 드는 조리사나 영양사 인건비 등의 보조금이었다. 울산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 등의 국가보조금을 허위로 타낸 지역 요양병원 4곳이 적발됐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이 4 곳의 요양병원들이 횡령한 정부보조금은 수 년 동안 219억원에 이른다. 요양병원 내 노인 학대 또한 증가하고 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는 2012년 9340건에서 2013년 10162건, 2014년 10569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런 문제들은 건강보험공단이 요양비용의 80%를 지급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심각해 진 것으로 예측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면서 전국에 노인요양시설이 급격하게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한국은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2%로 고령화 사회에 도달했다. 2018년에는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2026년에는 20%가 넘어서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예정이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요양원 이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추세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각지대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린아이 코 뭍은 돈이 아니라 노인들의 노후자금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전민영 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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