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연종 서산교육장 |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2016년 상반기가 마무리 되었다.
교육현장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교육자로서 세상을 사는 사람이다 보니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몇 가지 있다. '안전'은 최고, 최선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전의 역사는 2014년 이전과 이후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직도 2014년 이전의 시각과 관례로 아이들의 안전문제를 진단하고 처치해서는 아니 된다. 안전과 아이들의 행복은 헌법적 가치이자 선택의 최우선 명제인 시대이다. 아이들이 안전한 학교, 안전한 지역사회에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16년 대한민국은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의 문제로 기억될 것이다. 충남도내도 많은 학교가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운동장 우레탄 트랙의 사용이 전면적으로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이 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제작 과정에서 쉽게, 빨리 완성하고자 하는 욕심에 경화제 과다 사용도 원인 중에 하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뾰쪽한 수가 없지만 처음에 할 때 지극히 정성을 다해서 해야만 했었다.
2016년 충청권은 대전 모 초등학교의 부실 급식으로 기억될 것이다. 부족한 재원, 급식종사자들끼리의 터무니없는 헤게모니 다툼, 관리 책임의 문제 등 여러 이유가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어떤 말도 다 변명일 수밖에 없다. “내 자녀가 먹는 점심이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느냐”는 한 마디에 다른 어떤 이야기도 변명일 수밖에 없다. 대책반이 마련되고 급식 점검이 강화되는 등 한 바탕 북새통을 떨었다.
아이들이 먹는 점심 한 끼 마련하는 것에 지극히 정성을 다하지 못한 결과는 생각에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지극히 정성을 다하지 않고 우선 당장 편한 것만을 추구했던 행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는 계기가 되어야겠다.
올 3월 서산교육장 취임 일성은 교육현장과 지역사회의 '안전'이었다. 나는 안전에 관한 모든 일에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자세로 2016년 상반기를 살았을까 스스로 자문해본다. 다행스럽게도 관내 23000여명의 학생들이 인명의 손실 등 큰 안전사고 없이 한 학기가 마무리 되고 있다.
그런데 실은 7월 지금부터가 문제다. 무더운 하절기에는 계절적 요인에 의해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한다. 무더운 날씨, 높아지는 불쾌지수, 자율신경 계통의 조절 능력 저하 등이 교육현장 및 지역사회에서 안전사고를 부른다. 어른이, 기성세대가, 학교가, 지역사회가 바짝 긴장해야 한다. 아이들과 관계된 모든 것에는 지극히 정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
천라지망(天羅地網)이라는 말이 있다. '하늘과 땅의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 보이지만 하나도 빠뜨리는 것이 없다'는 의미다. 정성을 다하지 않고 대충해서 우선 당장은 모면한 것 같아도 결국에는 반드시 책임이 돌아오게 된다는 의미이다. 역린의 명대사, 현빈의 명연기 그 한 장면을 다시 한 번 되뇌어 보면서 청포도 익어가는 아침을 맞는다.
황연종 서산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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