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사무총장/사진=연합 DB |
지난달 24일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방한했다. 6일간 일정 동안 최대이슈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여부였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한국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명확하지는 않지만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특히 “대통령을 하기에 나이가 많지 않냐”는 질문에 “체력, 나이는 별문제가 안 된다”며 일부 우려를 일축시켰다.
지난 2009년 반 총장은 대선출마설에 대해 “국내정치에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과대 해석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출마 거부의사는 없었다. 이미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애초에 반 총장을 대선후보로 이끈 요인은 무엇일까. 반 총장의 현 직위다. UN사무총장이라는 직위는 그가 유능한 지도자임을 입증해 주는 듯하다. 하지만 UN사무총장이라는 직위의 후광효과가 모두를 설득시키진 못했다. 반 총장의 위안부 발언, UN사무총장으로서의 혹평 등이 국내에 보도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청장년층에게 주로 퍼졌다. 국외에만 있던 사람이 국내 정치를 어찌 아느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반 총장이 출마한다면 그를 지지해 줄 세력은 있다. 그를 지지하는 충청권 세력이 있고 중장년층으로 올라갈수록 지지율이 높아진다. 리서치&리서치가 지난달 29일과 30일에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결과, 반 총장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44.6%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유일하게 전 연령대에서 2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이기도 하다.
앞으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현재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로 인해 국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31.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6.2%,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1%를 얻었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모두 반 총장의 출마를 가정해 놓고 한 설문조사다. 그런데도 정치변동의 물결이 크게 일었다. 현재 국내정치가 불안정하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어찌되든 선택은 결국 국민의 몫이다. 하지만 반 총장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정치계가 조금 더 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 그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자신을 어필 할 것이냐가 주목된다./전민영 미디어 아카데미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