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ON 구축ㆍ활용 위해선 정부의 꾸준한 지원 필요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조성될 한국형 중이온가속기(RAONㆍ라온)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9년 앞서 설치된 일본의 연구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또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된 프랑스 소도시의 경우 고용 창출, 건설, 기업 유치 등에 큰 수혜를 받았던 점에 비춰 대전도 산업체·연구 등 각종 인큐베이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것.
28일 IBS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활용국제자문위 위원장으로 한국을 찾은 나이겔 오어(Nigel Orr) 박사는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프랑스 국가핵입자물리연에 근무 중인 그는 일본 중이온가속기 리켄(RIKEN) 국제공동연구 운영위ㆍ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 가속기 자문위 등에 소속돼 세계적으로 중이온가속기의 구축과 활용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오어 박사는“전 세계적으로 희귀동위원소(RISP)를 생성하는 가속기 시설은 미국과 일본밖에 없어 라온은 연구 경쟁력이 있는 시설”이라며 “앞으로 10∼20년이 지나면 일본 리켄연구소를 뛰어넘는 중이온가속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선진국들은 최근 기초과학의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한국은 라온을 중심으로 과감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정부 측의 이해와 꾸준한 지원이 있다면 20∼40년 후, 큰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인 라온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초과학 대형 프로젝트로, 2021년까지 과학벨트 거점지구인 대전 신동지구에 1조4445억원을 투입해 13만㎡ 규모로 설립될 예정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엑스레이(X-RAY), 페트(PET), 원자력 등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암 진단 등 의료 분야에도 널리 응용될 수 있다.
그는 라온이 지역사회에 미칠 파급 효과도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프랑스 노르망디 근처 도시 캉(CAEN)의 가닐(GANIL)과 대전의 라온을 비교해 설명했다.
가닐 연구소는 1980년대부터 운영돼 지금은 세계적 대표 연구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가닐은 설립이 시작되면서 지역에 고용 창출, 건설 개발 등의 효과를 냈고 완공 후에는 기업 유치 등에 큰 수혜를 받았다”며 “대전도 도시 자체가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지역 내 시민들의 과학에 대한 인식과 의식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IBS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활용국제자문위 미국ㆍ캐나다ㆍ프랑스ㆍ일본 등 기초과학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돼 라온에게 다양한 자문을 하는 기구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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