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김윤철 작가가 '매터리얼리티'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과학적 프로세스에 대한 질문에는 얼마든지 답할 수 있지만 작품에 대한 설명은 어디까지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최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주는 ‘콜라이드상’(COLLIDE International Award) 수상자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김윤철(46) 작가가 작품 설명의 경계를 놓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27일 대전 서구 만년동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이상봉)에서 개최된 ‘프로젝트대전2016: 코스모스’전 학술 심포지엄에서 한 평론가가 “과학적 방식을 사용한 작업을 대중에게 전달할 때 설명이 어느정도 필요한지 궁금하다”며 “설명이 지나치면 작품 해석에 방해가 되고 아예 없을 경우는 핵심을 놓칠 수 있지 않냐”고 질문했다.
김 작가는 “본인 역시 이 점이 고민”이라고 밝힌 뒤 “과학적 프로세스를 이용한 건 맞지만 어디까지나 예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객이 과학자일 경우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지만 그런 과정에 관심 없는 관람객일 경우 오히려 관람에 방해가 되고 작업에 흥미를 잃게 하기도 한다”며 “이 설명에 대한 부분은 작가가 아닌 전시기획자나 큐레이터가 해결점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작가는 이날‘매터리얼리티’(MATTEREALITY)를 주제로 본인의 작품활동과 연구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 입자를 자기장 등을 이용해 실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는 김 작가는 매터리얼리티에 대해 “매터(물성ㆍ물질성)와 실제가 분리된 게 아닌 하나의 현상 혹은 세계 안에서 현실화돼 물성으로 드러나는 상태”라며 “그것은 과정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물질을 만지려는 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철학이나 이론적 담론에도 관심을 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라는 예술가가 우주를 이야기하는 건 통찰적인 지식보단 바라보는 것”이라며 “물질을 만들고 만지며 다양한 시선을 레이어드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아담 노튼(Adam Norton), 댄 굿즈(Dan Goods), 트로이카(Troika), 문혜진 평론가, 이명현 천문학 박사 등이 참여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