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이야기]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大暑) 죽부인 안고 낮잠을

  • 사회/교육
  • 날씨

[절기이야기]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大暑) 죽부인 안고 낮잠을

여름의 마지막 절기 가장 무더운 시기 제철음식으로 밥상 풍성, 더위 이겨내

  • 승인 2016-07-22 01:0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인간에게는 장마의 힘찬 빗줄기도, 한여름 쏟아지는 폭염도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장마철 집에서 먹는 부침개는 더욱 맛있고, 나무 밑 그늘은 그토록 시원하다. 반가움과는 별개로 자연은 늘 순환하고 진화하는데, 더위도 장마도 없는 여름은 조금은 서운 할 것 같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뭐든 적당한 것이 좋다고들 하지만 여름은 아낌없이 쏟아낸다. 봄을 기다림의 계절이라 말했었다. 여름은 아낌없는 주는 계절로 부르자. 7월22일은 24절기 가운데 대서(大暑)다. 한자 뜻 그대로 크게 덥다는 절기다. 어느덧 여름의 절기는 마지막 순번이다. 절기로 따져보면 1년의 딱 절반에 와 있는 셈. 중복과 말복이 남았지만 여름은 무더위 속에서도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듯하다.

염소의 뿔도 녹인다는 여름 무더위의 절정

대서에는 '염소 뿔도 녹인다'는 속담이 있다. 염소의 뿔을 녹인다니, 도대체 얼마나 덥다는 뜻일까. 시기상으로 초복과 중복의 중간쯤에 있으니 삼복더위의 중심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불볕더위와 폭염, 찜통더위, 가마솥더위, 온갖 더위를 설명하는 단어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올해도 대서 무렵 일주일 내내 폭염주의보를 발효됐고, 밤마다 열대야에 잠 못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농촌에서는 대서 무렵이면 논밭의 김을 매고, 잡초를 베어낸다. 하루사이에도 불쑥 자라는 잡초를 잘라서 퇴비로 만든다. 여름볕에 자라는 옥수수와 고추밭을 오가고, 참외와 수박을 새참으로 먹으며 수분과 당을 보충한다. 대서 무렵 여름 제철과일이 가장 맛있다.

여름밥상은 어느 계절보다 풍성하다. 오이소박이와 호박잎과 양배추, 보리밥, 가지와 오이냉국, 깻잎과 콩잎장아찌… 그리고 잘 익은 갖가지 과일까지. 또 여름철 별미인 팥빙수와 미숫가루, 수박화채. 색감도 알록달록, 맛도 각양각색. 입맛 없는 여름철이라고 하기엔 먹을 것이 넘쳐난다. 너무 덥지만 않다면 여름이 내내 머물러주면 좋으려만.

여름에는 조상들의 더위를 피하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죽부인. 바람을 안고 잔다는 의미로 대나무를 얽어 안고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온몸의 더위를 식혀준다. 원두막과 정자, 탁족과 등목, 평상 등 현재까지도 이어져오는 귀한 문화다.

대서는 가장 더운 절기지만 인간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되는 시기다. 이제 반쯤 왔다. 절기도 계절도. 아낌없이 주는 여름 안에서 우리는 행복하다. 올해는 비도 더위도 이정도로만 머물다 가줬으면. /이해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헤드라인 뉴스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AI디지털교과서 논란 지속, 교사들 "AIDT 사용 거부" 선언까지

2025년 3월 일부 학년과 과목에 도입될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디지털교과서·이하AIDT)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교사들이 AIDT 사용을 거부하고 나섰다. 11월 29일 교육부의 AIDT 채택을 앞두고 정책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9일 AIDT 거부 교사 선언을 천명하고 12월 3일까지 서명을 받는다. 시작 이틀 만에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전교조는 AIDT 도입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2025년 정책이 시작되는 데 반대하며 사용 거부, 채..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