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7월22일:간첩 ‘무함마드 깐수’를 기억하시나요?

  • 중도자료실 (J Archive)
  • 오늘의역사

[오늘의 역사]7월22일:간첩 ‘무함마드 깐수’를 기억하시나요?

1996년 정수일 체포

  • 승인 2016-07-21 20:00
  • 김은주 기자김은주 기자

무함마드 깐수, 우리 이름 정수일은 1996년 7월 22일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아랍인으로 단국대학교 사학과 초빙교수 신분이었던 그는 TV와 신문 등 언론에도 얼굴을 자주 비췄던 인물이었다. 연구활동도 활발해서 처용을 신라에 온 아랍인으로 풀이한 신라 서역 교류사 등 동서 문화교류사 연구에 명망이 높았다.

또한 언어에도 소질이 있어 한국어, 일본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등에 능통했고,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등 서양 언어를 포함한 12개국 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간첩이었다는 사실이 온 국민을 놀라게 했다.

정수일은 누가 봐도 국적이 필리핀인 외국인처럼 보였다. 그런 그가 사실은 순수한 한국인이었다는 데 경악했고, 부인조차도 간첩으로 체포되고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정수일에 대한 놀라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감자가 엮어져 나오듯 그가 털어놓는 자신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 서울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는 정수일 모습/사진=중도일보 1996년 7월 23일자
▲ 서울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는 정수일 모습/사진=중도일보 1996년 7월 23일자

정수일은 1934년 중국 길림성 연길에서 태어났다. 남달리 총명했던 그는 수재들만 들어가는 베이징대학 동방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중국 정부 국비장학생 1호로 이집트와 모로코에서 유학 후 외교관으로도 활동했다.

중국 외교관까지 지냈던 정수일, 그러나 그는 소수민족 차별에 실망을 느끼고 1963년 북한으로 귀화했다. 북한은 이국적 외모에 총명하며 언어 구사까지 화려한 그에게 관심을 보였고, 급기야 대남 공작원으로 보냈다.

북한에 ‘학생운동권 최근 동향’ ‘클린턴 방한’ 등을 남한의 최신 동향을 전하는 간첩활동을 하던 그는, 20년 전 ‘오늘(22일)’도 호텔에서 북한에 팩스를 발송하려다가 첩보를 입수한 안기부에 붙잡혔다.

국적이 필리핀이었던 정수일은 국외추방을 요구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국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임을 강조하며 추방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그는 재판에서 사형이 구형되자 자신의 죽음보다도 동성교류문화사 연구 작업이 중단될 것에 가슴 아파했다.

당시 취조 과정 중 그 사실을 알게 된 공안 검사들이 그의 원고를 찾아다 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의 연구는 감옥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간첩이라기보다는 천상 학자였던 ‘간첩 깐수, 정수일’은 2000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후 2003년 특별사면 및 복권돼 비로소 다시 학계로 돌아왔다./김은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한화그룹 충청지역봉사단, 김장나눔 대축제로 이웃사랑 실천
  5. 모로미찬본점 김난영 대표, 초록우산 그린노블클럽 가입
  1.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2. 여야 한목소리로 ‘내란죄’ 강조… “하야·탄핵, 엄중한 책임 묻겠다”
  3. [속보]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해제 공식 발표
  4. [속보] 대전시, 오전 1시 간부 비상대책회의 개최
  5. 비상계엄 선포에 여야 긴박…의총 소집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